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 가격이 서울 A의원에서는 29만원인 반면 B의원은 680만원에 달하며 23배나 차이가 나는 등 비급여 항목의 진료비 격차가 여전히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5일 심평원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건강e음’을 통해 올해 병·의원별 비급여 진료비 조사·분석 결과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진료를 지칭한다.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금액을 정하기 때문에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다.
복지부와 심평원은 올 4~6월까지 의료기관 7만562곳을 대상으로 비급여 진료비를 조사했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전체의 65.7%인 334개 항목의 평균 비용이 지난해보다 인상됐고, 132개는 올해 7월 물가상승률(연 2.6%)보다 많이 올랐다.
정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돕기 위해 전체 의료기관별 주요 비급여 진료비를 조사해 공개하고 있다. 4년째를 맞이한 올해는 전체 의료기관의 비급여 항목 623개 가격을 공개한다.
주요 비급여 진료비의 의료기관별 격차는 여전히 컸다.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의 경우 조사 대상 의료기관의 중간금액은 220만원이었다. 하지만 서울에 있는 한 의원은 29만원, 또 다른 의원은 680만원을 각각 받아 23배 차이가 났다. 중간금액 대비 최고금액은 3.1배 수준이다.
도수치료는 중간금액이 10만원이었는데, 경남의 한 의원에서는 26만원을 받았다. 자궁근종 치료에 쓰는 하이푸시술(고강도초음파집속술)을 초음파 유도 하에 진행하는 경우 최소금액은 200만원, 중간금액은 800만원, 최고금액은 중간금액의 2.2배인 1800만원이었다.
코막힘 증상을 치료하는 비밸브재건술 진료비는 최소 5만1000원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98배나 차이가 났다. 전체 의료기관의 중간금액은 173만원이지만 의원급만 놓고 봐도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 등 제각각이다. 하지정맥류 수술 역시 수술 방법에 따라 중간금액 대비 최고금액 차이가 3.0∼4.0배까지 벌어졌다. 중간금액은 150만∼160만원 정도다.
이번 조사는 진료비만 분석한 것이다. 의료기관 간 가격 차이는 진료 기준과 난이도, 인력과 장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앞으로 환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비급여 진료비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기관별 가격 차이가 큰 항목에 대해서는 의료계와 협의해 적정 가격 설정을 유도하는 방안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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