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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랑 무슨 상관? 흡연력 있으면 ‘이 암’ 위험 2배 뛴다 [건강 팁]

■김정권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암 발생률 10위…질환에 대한 인지도 턱없이 낮아

흡연이 가장 대표적인 위험인자…예방 위해 금연 필수

초기 단계에는 대부분 무증상…주기적인 검진이 중요

이미지투데이




신장암은 신장(콩팥)의 여러 부분 중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들어 내는 신 실질에 생기는 암이다.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10대암에 꾸준히 속할 만큼 발생률이 높지만 질환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신장암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는 흡연이다. 흡연력이 있으면 비흡연자에 비해 신장암 발생 위험이 1.5~2배 정도 높다. 고열량 음식을 섭취해 비만이 생겨도 신장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고혈압도 신장암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과일이나 야채류, 보통 몸에 좋다고 여겨지는 음식들은 신장암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 장기간 고혈압에 노출되면 신장에서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 등에 병적인 변화가 발생한다. 그로 인해 여러 가지 성장인자의 분비, 사구체의 발암물질에 대한 민감도 등 이차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신장암이 발병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암과 동일하게 신장암도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신장이 복막의 뒤쪽에 분리되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암이 상당히 진행할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옆구리 부위의 통증을 비롯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배에서 혹 덩어리가 만져지는 등 신장암의 대표적 증상은 암의 크기가 매우 커진 진행성 신장암 환자에서만 관찰된다. 신장암을 조기 진단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복부 초음파다. 초음파를 통해 비정상적인 모양의 혹이 관찰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신장암으로 의심되는 혹의 크기, 위치, 개수, 주변 장기와의 관계, 전이 유무 등을 정확히 평가하게 된다.

정상 신장(왼쪽)과 신장암 환자의 초음파 검사 사진. 오른쪽 사진에서 주변 신장 실질보다 어둡게 보이는 부분(빨간색 동그라미)이 신장암이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신장암으로 진단되면 암의 위치와 크기, 혈관이나 주변 장기와의 관계 등에 따라 개복, 복강경 혹은 로봇수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일단 신장암이 발생하면 한쪽 신장을 완전히 제거하는 근치적 신절제술만이 효과적이며 안전하다고 여겼다. 최근에는 암이 생긴 부위만을 제거하는 부분 신절제술이 활발히 시행되는 추세다. 부분 절제 시 만성 신부전의 위험성은 물론 이차적인 심혈관질환 및 사망률 등도 현저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크기가 작은 초기 단계의 신장암의 경우 부분 신절제술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구멍을 하나만 뚫는 단일공(single port) 로봇수술 등 다양한 첨단 수술방법들이 개발되면서 종양 크기가 크거나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진 신장암 등을 치료할 때도 로봇 부분 신절제술이 적용되고 있다.

신장암의 크기가 작고 전이되지 않았거나 고령 환자, 다른 심각한 전신질환이 있어 전신 마취를 통한 수술이 어려운 경우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고주파를 전달할 수 있는 침을 찔러 넣은 다음 고주파를 이용해서 암을 녹이는 방법 외에 마이크로웨이브로 암 조직을 가열해 제거하는 방법, 특수한 프로브를 이용해 암 조직을 극저온으로 냉동시켜 파괴하는 방법 등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전이성 신장암의 치료에는 주로 표적치료제가 사용되어 왔다. 표적치료제는 신장암을 포함해 여러 암종에서 기존 항암제보다 더 높은 치료 효과와 낮은 부작용을 나타낸다. 표적항암제를 수술적 치료인 세포감퇴신절제술과 병합하거나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기반의 보조치료요법 등 다양한 방법이 도입되며 신장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수술 후 재발 위험이 높은 신장암 환자에게 키트루다를 투여하면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고 암세포의 재발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고위험 환자의 재발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신장암의 예후는 진단 당시의 병기가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초기인 1기에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이지만 4기에 발견되면 다양한 치료를 모두 시행해도 최대 20%, 평균 생존시간이 2~3년 정도로 예후가 매우 나쁘다. 신장암은 대개 치료 후 1~2년 뒤에 재발이 흔하다. 학계에서는 병기별 생존율과 재발 위험을 고려한 맞춤형 추적관찰 계획을 통해 최대 10년 이상의 장기 추적을 권장하고 있다. 신장암을 예방하려면 금연이 필수다. 정상 체중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고칼로리 음식을 피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신장암은 뚜렷한 증상이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조기 발견을 위해 1~2년에 한 번씩은 정기적으로 복부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김정권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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