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잦은 휴가 사용이 도마에 올랐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1326일 중 532일을 휴가로 보냈다. 이는 재임 기간의 40.3%에 해당하는 수치다.
RNC는 "바이든 대통령이 16일째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며 "국정 운영은 누가 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미국인의 평균 연간 유급 휴가가 11일인 점을 감안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3.6년 만에 국민의 48.3년 치 휴가를 사용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로 델라웨어주 월밍턴 자택, 레호보스 비치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말이나 휴가를 보냈다. 지난 1일(현지시간)에도 레호보스 비치에서 일광욕을 즐기며 재충전 중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잡혀 있던 민간인 6명의 시신을 발견한 날이기도 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해외에서 학살당하는 동안 바이든은 16일 연속 휴가를 보내며 해변에서 잠을 자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은 여타 대통령의 평균보다 휴가를 적게 썼으며, 어디에 있든 매일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철저한 보안을 갖춘 통신장비를 이용해 원격 업무를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네바다주 레이크 타호 별장에서 휴가 중에도 거의 매일 산불과 홍수 관련 브리핑을 받고 재난 선언에 서명했다.
미국 대통령들의 장기 휴가는 관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4년 재임 기간 378일의 휴가를 썼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8년간 328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8년간 1020일의 휴가를 다녀왔다.
미국 대통령과 그 가족은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백악관을 '감옥'에 비유하며 답답함을 토로하곤 한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은 '엄청난 백색 감옥'으로,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은 '아주 좋은 감옥'이라고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백악관을 '금박 입힌 새장'에 빗댔다.
하지만 대통령 휴가에 따른 경호와 이동 비용으로 인한 세금 낭비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억 500만 달러(약 1406억원), 부시 전 대통령은 1억 4000만 달러(약 1875억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억 4400만 달러(약 1928억원)를 휴가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