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지방에서 서울 소재 종합병원급 이상 큰 병원을 찾은 환자들 5명 중 약 3명은 이른바 ‘빅5’ 대형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후 비상진료체계가 가동되기 시작한 뒤로도 빅5 쏠림은 개선이 안 된 셈이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2024년 상반기 서울 요양기관 관외진료현황’을 보면 상반기 지방에서 서울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을 찾은 진료실인원은 167만8067명이다. 이 중 59.3%인 99만4401명이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은 빅5를 포함해 모두 14곳, 종합병원은 44곳이다.
진료 건수로 비교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서울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에서 지방 환자들이 진료 받은 건수 530만4653건 중 빅5에서 시행된 진료는 316만8943건으로 전체의 59.7%를 나타냈다.
비교 범위를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으로 좁히면, 빅5 쏠림이 더 두드러진다. 상반기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지방 환자 128만9118명 중 77.1%가 빅5 병원 진료 환자였다.
이처럼 진료가 몰리는 탓에 진료비에서 빅5의 비중도 크다. 상반기 지방 환자들의 서울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진료비는 약 2조3870억원이었는데, 이 중 65.4%로 3분의2에 육박하는 1조5602억원이 빅5 병원으로부터 나왔다.
김미애 의원은 “큰 병에 걸려도 최고 수준과 실력을 갖춘 지역거점병원에서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역의료를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어디서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특히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통해 빅5 병원 쏠림 현상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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