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8·8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집값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상승 폭은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디딤돌·버팀목·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자금이 집값 상승의 직접 원인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정책대출 대상을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정부의 발표에 의한 둔화인지 아니면 8월 여름철 비수기라 그런 것인지 속단하기 어렵지만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중개업소 현장에 가보면 약간 분위기가 진정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하며 8·8 공급 대책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우선 8·8 대책에서 밝힌 공급 방안들의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건축·재개발 특례법을 이달 초 발의해 서울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신축 매입임대주택도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박 장관은 “한 대학 연구에 따르면 정비사업에 평균 14년 반 정도가 걸리는데 1·10 대책과 8·8 공급 대책을 통해 6년 정도 단축이 가능하다”며 “LH와 드라이브를 걸어서 내년까지 신축 매입임대 중심으로 비아파트 11만 가구를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1차 공급 물량을 11월 발표할 것”이라며 “수도권 공공택지를 분양받았음에도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주택 단지가 50개 정도인데 조기 착공을 위해 준공 후 1년 뒤 미분양이면 적절한 가격으로 매입해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그러나 최근 집값 상승의 원인이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금융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박 장관은 “현재 집값 상승은 서울 및 수도권 특수한 지역의 신축에 쏠려 있다”며 “신생아대출 소득 요건 완화는 아직 실행도 안 됐고, 정책자금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정책자금으로 살 수 있는 집은 인기 지역에 있지 않는 만큼 (정책 모기지가) 집값 상승의 직접 원인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대출금리를 시중금리 변동에 맞춰 조정할 수 있지만 대상을 축소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금융 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출 조이기’ 기조 아래 정책대출을 유지하겠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박 장관은 또 공사비 자재값을 낮추는 방안을 이달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몇 년간 공사비 상승 등의 이유로 정비사업이 지연되고 이에 주택 공급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온 만큼 공사비 상승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정부가 기업 팔을 비틀어 내리게 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가능하면 수급 애로를 풀고, 수급 상황을 개선할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해서 자재값 인하 등의 대책을 내놓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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