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자격 미달 논란에 휩싸인 인사들이 잇따라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현재까지 출마의 뜻을 밝힌 14명 가운데 비리 전과자이거나 도덕성에 흠결이 있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우선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의 후보 자격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다른 후보에게 사퇴 조건으로 2억 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2012년 징역 1년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고 교육감직을 상실했던 그가 같은 선거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다. 그런데도 곽 전 교육감은 반성은커녕 “교육을 검찰 권력으로부터 지키고 윤석열 정권에 대한 삼중 탄핵으로 가는 중간 심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곽 전 교육감은 선거보전비용 약 30억 원을 국고에 반납하지 않고도 선거비용 미납자에 대한 출마 제한이 없는 법의 허점을 활용해 재출마를 시도하고 있다. 재선거 비용까지 이중의 세금 낭비를 초래했음을 감안하면 몰염치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태 재발을 막으려면 이른바 ‘곽노현 방지법(지방교육자치법·공직선거법 개정)’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도 부적격 후보로 거론된다. 조 전 의원은 2022년 서울 교육감 선거 출마 당시 같은 보수 진영 후보를 겨냥해 막말을 퍼부어 물의를 빚었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지난해 ‘2028년 대입 개편안’을 지인에게 먼저 공유하는 반칙을 저질러 교육감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적격 후보들은 스스로 중도 사퇴하는 것이 도리다. 미래 세대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 선거에 아이들에게 설명하기도 부끄러운 과거 전력을 가진 후보들이 선거판을 오염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야는 차제에 2008년 직선제 도입 후 잡음이 끊이지 않는 교육감 선거 제도를 수술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 ‘깜깜이 선거’로 치러지면서 후보자들의 교육 철학이나 정책 능력보다는 야합과 선거 부정이 당락을 가르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시도 지사와 교육감 후보가 짝을 이뤄 출마하는 러닝메이트 제도 도입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