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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9단 박지원vs총리9단 한덕수 ‘설전’…폭소 터진 與野

한덕수(왼쪽) 국무총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09.09




제22대 국회 첫 대정부 질문이 진행된 9일 첫 질의자로 나선 '정치 9단'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정부 측 한덕수 국무총리가 만담 같은 설전을 벌였다. 이 둘은 김대중 정부 시절 박 의원은 청와대 비서실장, 한 총리는 경제수석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09.09


이날 열린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5선 박 의원은 특유의 노련한 질문으로 한 총리를 압박했고, 한 총리는 그대로 되받아치며 본회의장 곳곳에서 웃음과 야유가 쏟아졌다. 박 의원은 한 총리를 발언대로 불러세운 뒤 "이제부터 내려간다. 산은 내려갈 때가 더 중요하다. 대통령이 달나라 대통령이냐"면서 임기 중반인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지적했다. 한 총리는 “대통령은 항상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를 위해 할 일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하며 설전이 시작됐다. 이어 응급실 뺑뺑이 사태를 비롯한 의정갈등으로 화제를 넘긴 박 의원은 "응급실은 24시간 문 열고 불 켜놓은 편의점이 아니다"라면서 "이 모양, 이 꼴은 누구 책임이냐"라고 한 총리를 몰아붙였다. 이에 한 총리는 한 언론사의 보도를 거론하며 "의료 뺑뺑이는 10년 전부터 있었다"라고 질의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09.09


이때 여당 의석에서는 "박지원도 다 됐네"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이어 박 의원은 한 총리에게 "우리가 잘 아는 사이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한 총리는 "너무나 잘 알죠"라고 답하자 박 의원은 "한 총리는 자신의 배우자가 디올백 300만 원짜리 받으면 받을 것이냐" 몰아쳤다. 이에 한 총리는 "가정을 전제로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저는 의원님과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의 관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지원 민주당 의원 간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을 보며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09.09




박 의원은 "그 순하던 한덕수 총리가 요즘 대통령이 싸우라고 하니까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저돌적으로 반항을 하고 있다"라면서 "제발 옛날의 한덕수로 돌아가라"라고 훈수하자 총리는 "저 안 변했습니다"라고 응수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한 총리는 박 의원의 윤석열 정부의 최근 불거진 인사 논란에 관한 지적에 "제가 보기엔 모든 정권에 걸쳐 최고였던 박지원 의원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자 박 의원은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나를 쓰라고 하세요"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지원 민주당 의원 간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을 보며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09.09


그러자 의석에서는 웃음보가 터져 나왔다. 주어진 질의시간 말미에 국무위원석으로 돌아가려는 한 총리를 불러 세운 박 의원은 "삼청동(총리공관 위치)에 초청이나 한번 해보세요"라고 하자 한 총리는 "사실은 저는 국정원장실에서 한 번쯤 부를 줄 알았습니다"라고 되받아치면서 두 사람 간 만담 같은 설전이 정점을 찍자 여야 의원들은 소속 정당과 관계 없이 모두 폭소를 터뜨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지원 민주당 의원 간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을 보며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09.09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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