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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시 접수 시작됐는데 2025년 의대 증원 백지화 고집할 건가


2025학년도 대학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9일 시작됐는데도 의사들은 여전히 대학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국 39개 의과대학은 총모집 인원 4610명의 67.6%인 3118명을 수시로 뽑는다. 2025년 의대 정원을 1509명 확대하는 계획의 수정은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데도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호소문을 통해 “2025년을 포함해 모든 증원을 취소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정부는 “이미 수시 접수가 시작됐으므로 대입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유예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여야의정 협의체’가 2026년 이후의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지만 의사들이 내년도 의대 증원 계획까지 철회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상 대입전형 기본사항은 ‘천재지변 등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는 사유’가 있을 때만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원서 접수 기간에 정원을 재검토하면 수험생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고, 수험생들의 집단소송이 제기되면 사회적 분란을 초래하게 된다. 그럼에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은 “2025년도 정원 규모도 논의에서 굳이 배제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의사협회의 비상식적 주장을 거들었다. 최근 여야 대표 회담에서 내년도 의대 증원에 대해선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뒤집는 행태다. 심지어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보건복지부 장·차관의 경질까지 요구하며 의정 갈등을 되레 부추기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여야 원내대표는 9일 새로 출범하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가 참여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여야가 모두 의료 정쟁화에서 벗어나서 한목소리로 의사들의 조속한 복귀를 호소해야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도 보다 유연하고 낮은 자세로 협상을 유도해야 한다. 의사들도 이제는 의대 증원 완전 백지화 고집을 접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 열린 자세로 의대 증원 규모와 필수·지역 의료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대화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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