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군사 분야에 활용할 때 인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국제규범을 만들기 위해 각국 대표가 모여 머리를 맞댔다. 이 자리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을 반영할 수 있는 민첩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9일부터 양일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 회의(REAIM)’에서 조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AI가 군사 혁신을 주도하는 동시에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다양한 도전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마련해 AI 남용에 따른 끔찍한 결과를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AIM은 AI의 군사적 이용에 관한 국제규범을 만들기 위해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국제 다자회의체다.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회의는 네덜란드와 싱가포르·케냐·영국이 공동 주최국으로 참여했고 90여 개국이 대표단을 보냈다. 각국은 군사 분야 AI 규범 마련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선언적 문서인 ‘블루프린트 포 액션’을 10일 채택할 예정이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환영사에서 “AI가 군사 분야에 적용돼 군의 작전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으나 오남용에 의한 심각한 피해도 초래할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군사 분야 AI의 책임 있는 이용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와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REAIM 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얀 리파프스키 체코 외교장관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조 장관을 차례로 접견하며 양국 간 우호 관계를 확인했다.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총리를 만난 리파프스키 장관은 이달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공식 방문에 환영의 뜻을 전하며 “윤 대통령의 방문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모든 성과 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조 장관을 만난 리파프스키 장관은 “한국은 현재 체코에서 네 번째로 큰 해외 투자국”이라며 “우리는 기가 팩토리와 반도체·수소 등에 초점을 맞춘 한국 투자에 준비돼 있다”고 언급했다. 또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두고 “우리가 파트너로서 한국에 갖는 신뢰와 자신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리파프스키 장관은 또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협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우크라이나 재건 분야도 또 다른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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