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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가 안보 지탱하는 핵심 ‘예비군’

김종철 병무청장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돌입하며 부족한 병력을 충원하고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예비군을 동원했고, 이스라엘 역시 약 35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한 바 있다.

예비군 동원 사례는 굳이 멀리 찾지 않아도 1996년 발생한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때가 대표적이다. 당시 동원된 약 30만 명의 대한민국 예비군들은 국가의 부름에 기꺼이 총을 들고 싸웠다. 이렇듯 유사시 예비전력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변함없이 중요하다.

병무청의 주요 임무는 전시 등 국가 비상사태 발생 때 군에서 요구하는 병력을 적기에 충원하는 것이다. 국가 동원령이 선포되면 병무청의 병력동원 계획에 따라 수십만 명에 달하는 예비군이 정해진 시간 안에 군부대로 입영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정교한 계획을 세웠더라도 사전에 준비하고 연습하지 않으면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 제대로 이행되기 어렵다.

정부는 연간 1회 전국 단위로 국가 비상사태 대비 태세를 점검하는 훈련을 한다. 바로 을지연습이다. 을지연습 기간 각 부처는 여러 상황을 가정한 실전적 훈련을 통해 비상 대비 계획인 충무계획을 숙달하고 다양하게 변화하는 적의 위협을 반영해 계획을 수정·보완함으로써 실효성을 검증한다.



특히 병무청은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부처로서 비상사태 대비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전쟁이 발발하면 군은 평시보다 많은 병력을 필요로 하는데, 제때 병력이 충원되지 않으면 적의 공격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따라서 전시가 되면 병무청은 평시 업무를 중단하고 병력 동원 집행에 총력을 기울인다. 지난달 19~22일 진행된 을지연습을 통해 병무청 전 직원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기에 적정 충원을 보장할 수 있도록 병력 동원 집행을 비롯한 전시 임무수행 절차 숙달에 전념을 다 했다. 을지연습 중 병무청은 동원 예비군을 군부대로 인도하는 입영 확인관 임무 체계를 점검하고 미사일, 생화학 무기 등 다양한 적 공격에 대비한 병력 동원 준비태세를 확립하는 데 주력했다.

로마 제국의 병법서에 적힌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금언의 가르침대로 평화는 저절로 찾아오지 않는다. 지금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세심하게 살피고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국가 안보의 기초인 병역자원의 징집·소집을 담당하는 병무청은 병역의 숭고한 가치를 바로 세우고 전쟁에 대비해 한치의 방심과 빈틈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한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이번 을지연습으로 군을 비롯한 관계 부처와 병력 동원 준비태세를 점검하고 적의 공격, 테러 발생 등 다양한 상황에 대비한 계획을 점검할 수 있었다. 병무청은 유사시 국가의 부름을 받은 예비군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입영할 수 있도록 전시 계획을 보다 촘촘하게 점검하고 보완해 나갈 것이다. 무더위에도 각자 위치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예비군들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을 전한다. 병역 이행이 존중받고 예우받는 사회를 만드는데 병무청 전 직원은 한층 분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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