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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할 때도 레고 만지작…어른들 브릭 조립하며 스트레스 잊었으면" [CEO&STORY]

■이순규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 대표

韓 저출산·고령화에도 레고 점유율 늘어

성인 팬층·부모세대 공략할 콘텐츠 고민

춘천시와 협업해 '체험 패키지'도 늘릴 것

이순규 레고랜드 대표가 2일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호텔에서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춘천=권욱 기자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 내 위치한 레고랜드호텔 1층에는 형형색색의 레고 브릭들이 쌓여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투숙객들이 호텔 체크인을 하면서 레고 브릭을 조립할 수 있다. 이곳에만 레고 브릭이 있는 것이 아니다. 레고랜드 사무실 책상에도 쌓여 있다. 방문객부터 직원들까지 언제, 어디서나 레고를 만지고 조립할 수 있는 셈이다. 이순규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 대표는 “다른 기업에서는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레고 본사에서도 직원들이 브릭을 만지고 조립하며 회의한다”면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레고랜드는 외관부터 실내까지 전부 레고의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꾸며진 테마파크다. 레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공간일 터다. 이 대표 역시 지난해 300만~400만 원을 들여 레고를 샀을 정도로 레고를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레고랜드가 3~13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테마파크임에도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한국보다 앞서 유럽에서도 저출산 문제를 고민했지만 그럼에도 레고랜드는 계속 성장해왔다”며 “한국만 해도 장난감 시장은 축소하고 있지만 레고는 점유율이 계속 늘고 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이 대표는 오히려 레고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해나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테마파크는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40년 이상 운영해온 만큼 시니어 고객을 위한 콘텐츠 등을 고민하겠지만 레고랜드는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레고를 좋아하는 어른 팬층, 아이와 같이 온 부모들을 위한 레고 교육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레고랜드에는 원하는 대로 레고를 조립하는 ‘마스터 빌더’가 상주한다. 마스터 빌더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레고 창작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레고랜드는 이 교육을 성인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 대표는 “어른들도 레고를 만들면서 스트레스를 다 잊을 수 있다”며 “공간을 확충해 부모들에게도 레고 클래스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레고랜드는 전 세계에서 열 번째,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 일본에 이어 세 번째 레고랜드다. 중국에서는 2021년부터 세계 최대 크기의 레고랜드를 짓기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한국 레고랜드가 앞으로 일본·중국의 레고랜드와 차별화를 고민하게 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이 대표는 “일본만 해도 도심과 가깝지만 부둣가 근처에 있어 주변 경관이 한국만큼 예쁘지 않다”며 “한국의 레고랜드는 수도권에서 떨어져 있지만 아름다운 공간에 위치한 만큼 주변 시설이 같이 개발되면 장점이 많다”고 언급했다.

레고랜드가 위치한 춘천 중도에 부족한 관광시설을 확충하는 점도 숙제다. 그는 “레고랜드 외에 다른 볼거리·놀거리가 있어야 상승효과가 나오는데 아직까지는 레고랜드가 이 지역의 20~30%만 차지하고 있다”며 “근처에 다른 관광시설이 들어오면 레고랜드에 오는 고객들이 길게 체류하면서 더 머물다 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레고랜드는 춘천시와 협조해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와 레고랜드호텔 숙박을 묶은 ‘춘천 디스커버리’ 패키지, 춘천의 대표적인 축제인 ‘춘천마임축제’와 레고랜드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패키지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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