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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독재자들이 응원하는 쉬운 사람"…트럼프 "중국·북한은 나를 더 두려워해" [美대선 TV토론]

■외교정책 날선 공방

트럼프 "전쟁 끝내는게 美에 최선"

해리스 "트럼프, 우크라 포기할것"





10일(현지 시간) 첫 TV 토론에서 맞붙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교정책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해리스가 트럼프를 “독재자들로부터 응원받는” 다루기 쉬운 사람으로 묘사했다면 트럼프는 “중국과 북한은 날 더 두려워한다”며 해리스를 깎아내렸다. 두 후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분쟁 등 주요 외교 현안에서도 이견을 보이며 사사건건 충돌했다.

이날 해리스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TV 토론에서 트럼프가 세계 최악의 지도자들에게도 쉽게 조종당하는 국제적인 웃음거리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해리스는 “세계 지도자들은 당신을 비웃고 있으며 당신과 함께 일했던 군 지도자들은 당신을 수치스러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재자들은 당신이 대통령이 되기를 응원하는데, 그들은 아부로 당신을 쉽게 조종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는 또 “(트럼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멋지다’고 감탄했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러브레터를 나눴다”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지난주 푸틴이 해리스를 지지했는데 나는 그가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역공에 나섰다. 또 자신과 가까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말을 인용해 “중국과 북한은 날 더 두려워한다”며 “지금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임기 동안 북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동결시켰던 것에 반해 조 바이든 행정부 임기에는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는 모습을 상기시킨 발언으로 풀이된다.

두 후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해법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트럼프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원하는지에 관해 두 번 질문을 받았지만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취임 전에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나는 한쪽과 이야기하고 다른 한쪽과도 말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전쟁을 끝내는 것이 미국의 최선의 이익”이라는 주장을 늘어놓으며 러시아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것”이라고 맹공했다. 이어 “트럼프가 대통령이었다면 지금 푸틴은 키이우에 앉아 나머지 유럽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며 “당신이 우정이라고 믿는 독재자들은 당신을 점심으로 먹어 치울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독재자의 비위나 맞추고 아첨하는 사람 대신 동맹과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가자지구 분쟁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도 서로를 힐난했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이스라엘을 싫어한다”며 “만약 그녀가 대통령이 되면 이스라엘은 2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주장이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트럼프가 분열을 조장한다고 꼬집었다. 해리스는 “내 경력과 인생을 통틀어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국민들을 지지해왔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분쟁이 길어지며 무고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휴전 협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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