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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미사일로 러 본토 공격' 허용되나…우크라 전쟁 중대 전환점

바이든 "무기제약 완화 논의중"

13일 英총리 회담서도 다룰듯

이달 말 유엔총회 전 결론 전망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 중 하나인 에이태큼스(ATACMS).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제공받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방안이 현실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러시아 본토 타격을 반대하던 미국이 기존 입장에서 선회하는 것으로, 해당 조치가 실현될 경우 2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정원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한 제약을 유지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그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working that out)”고 답했다.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의 사용 범위 제한을 완화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영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 타격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며 이달 말 열리는 유엔총회 전에 미국의 태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13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의 워싱턴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며 몇 주 내에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정부와 영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전격 허용한다면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전쟁도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당장 사거리 300㎞의 미국산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와 사거리 250㎞의 영국산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인 스톰섀도가 우크라전에 투입될 수 있다. 러시아 국경 밖에서 러시아의 주요 군사시설 및 핵심 기반시설에 타격을 입힐 수 있어 수도 모스크바도 안전하지 않다. 다만 로이터는 “미국이 먼저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가 있어 우크라이나는 수개월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제공한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후방에 위치한 목표물을 노리는 것에 완강히 반대해왔다. 자칫하다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와 서방과의 전면전으로 번지거나 러시아가 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지난주 이란이 서방의 경고를 무시한 채 러시아에 수백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제공해 러시아의 화력 증강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이는 미국이 기존 입장을 재고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이날 미사일 제공에 관여한 이란과 러시아의 개인·기업을 신규 제재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미사일 거래에 관여한 이란과 러시아 개인 10명과 6개 회사, 선박 4척 등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데 이어 이란항공과 해운 회사 2곳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유럽연합(EU)도 이란에 대한 신규 제재를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이란은 “관련 의혹은 추악한 허위 선전”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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