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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선 매일이 어린이날…부모 육아탈출 축제도 열것" [CEO&STORY]

■이순규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 대표

세계 열번째로 문 연 '막내'지만

첫 야간개장…獨·日 등서도 도입

내년 '닌자고 롤러코스터' 공개

새로운 어트랙션으로 기대 높여

젊은 부모층 함께 즐길 수 있는

레고랜드의 차별화 콘텐츠 추진

아이가 주도적으로 결정하면서

행복하게 뛰어놀 수 있게 할 것

이순규 레고랜드 대표가 이달 2일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춘천=권욱 기자




“덴마크 본사에도 얘기했는데 올해는 방문객이 얼마나 만족하고 돌아가는지에 더 주목하려고 합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레고랜드에 오는 날이 ‘어린이날’일 정도로 레고랜드에 오면 행복하게 놀 수 있습니다. 특히 내년부터는 ‘닌자고 라이드’ 등 새로운 어트랙션으로 고객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계획입니다.”

이순규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 대표는 최근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레고랜드는 2022년 5월 강원도 춘천에 문을 연 글로벌 테마파크다. 1968년 덴마크 빌룬을 시작으로 영국, 말레이시아, 미국 등에 이어 전 세계 열 번째 레고랜드로 낙점됐다.

한국에서는 문을 연 지 2년이 갓 지났지만 다른 나라 레고랜드에서는 보기 어려운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전 세계 레고랜드 최초로 도입한 야간 개장이다. 레고랜드는 지난해 4월부터 연휴가 많은 4·5월 등 한시적으로 오후 6시까지였던 개장 시간을 금·토·일요일, 공휴일에는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있다. 해가 진 뒤에도 이용객들이 레고랜드에서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불꽃놀이 이벤트도 가능해졌다. 한국의 사례를 보고 최근에는 독일·일본 레고랜드에서도 야간 개장을 도입했다. 이 대표는 “낮의 레고랜드와 밤의 모습이 다른데 주변 경관과 불꽃놀이까지 함께 하니 방문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면서 “방문객들이 가장 행복한 기억 중 하나로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레고랜드는 올해 봄 시즌에 야간 개장을 진행한 데 이어 추석 연휴에도 저녁까지 레고랜드를 즐길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야간 개장에 이어 레고랜드를 찾는 고객들을 만족시킬 무기로 새로운 놀이기구를 손꼽았다. 레고랜드는 내년 4~5월께 신규 어트랙션을 선보이기 위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개장에 맞춰 공개한 현 놀이기구도 2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또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는 것이다. 신규 라이드는 레고랜드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닌자고’를 캐릭터로 한 롤러코스터 닌자고 라이드다. 레고랜드는 약 200억 원을 투입해 총 2640㎡(약 800평) 규모로 닌자고 라이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닌자고 라이드 역시 전 세계 레고랜드 중 최초로 도입하는 놀이기구”라며 “막내에 속하는 레고랜드코리아가 현재 어떤 위치에 있고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야 잘할 수 있는지를 본사에 설득한 끝에 닌자고 라이드를 유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레고랜드는 미취학 아동들도 탈 수 있는 롤러코스터 ‘드래곤 코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닌자고 라이드는 이보다 더 스릴 있게 구현돼 드래곤 코스터보다 더 높은 연령대의 어린이 사이에서 인기가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라이드 상단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는 것도 특징이다. 일조량이 많은 춘천의 지역적 특징을 반영해 친환경 파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순규 레고랜드 대표가 이달 2일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춘천=권욱 기자


레고랜드는 레고를 기반으로 미취학 아동, 초등학생을 주 고객층으로 둔 국내 유일의 글로벌 테마파크다. 레고랜드를 방문하는 고객 10명 중 9명은 자녀를 동반한 가족인 것도 이 때문이다. 레고랜드를 방문하는 외국인 고객 역시 대만에서 온 가족 단위가 가장 많다. 에버랜드·롯데월드 등 다른 테마파크가 단일한 지적재산권(IP) 없이 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전 연령층을 공략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대표는 “6~11세가 마케팅의 가장 핵심이 되는 연령대”라며 “레고를 가장 많이 갖고 노는 연령대의 고객들이 레고랜드를 잘 즐긴다”고 언급했다. 그는 “평지에 있는 몇 안 되는 테마파크인 점도 장점”이라며 “수도권에서 가족 단위로 많이 오다 보니 레고랜드 호텔뿐만 아니라 지역 내 다른 숙박시설에 머무는 비율도 다른 테마파크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올해는 무더위와 잦은 비로 방문객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레고랜드가 방문객 숫자를 달성하기보다 이용객의 만족도,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춘천시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레고랜드 방문객은 개장 첫해에 65만 명, 지난해 63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대표는 “레고랜드를 다녀간 손님들이 남긴 피드백을 모니터링해보면 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레고랜드를 알릴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목표한 것보다 더 많이 알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며 “레고랜드에 오는 고객들은 만족하고 있는데 이 만족도를 어떻게 하면 더 높일 수 있을지, 도시(춘천)에 다른 방문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 시장의 특수성과 레고랜드의 가치 간에 균형을 이루는 것도 숙제다. 개장 초기 레고랜드는 부모의 체력을 요구하는 놀이기구들이 화제가 되면서 ‘아빠들이 각오하고 가야 한다’는 ‘웃픈’ 후기들이 많았다. 에버랜드·롯데월드 등이 놀이기구에 타면 자동으로 작동되는 것과 달리 레고랜드에서는 이용객이 직접 줄을 잡아당겨 올라가거나 펌프질을 해 놀이기구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레고랜드가 아이들의 행복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테마파크를 설계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 세계 레고랜드 10곳 중 두바이를 제외하고 아홉 군데를 모두 다녀온 이 대표는 “레고랜드를 방문한 부모님들이 가장 쉬고 싶어 하는 곳이 한국 레고랜드”라며 “손님들이 남긴 코멘트 중에 ‘나도 쉬고 싶다’는 코멘트가 있을 정도”라고 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이 일하는 시간이 길고 스트레스가 많아 부모들의 쉬고 싶은 수요와 아이들의 행복이 충돌되는 지점이 생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친구랑 있을 때보다 엄마·아빠와 같이 있을 때 표정이 덜 밝고 부모의 눈치를 보는 것 같다”며 “엄마·아빠가 아이를 통제, 제어하려고만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레고랜드에서만큼은 아이가 주도적으로 결정하면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고 했다.

이달 13일부터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에서 레고 몬스터 캐릭터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사진 제공=레고랜드


레고랜드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아직 퍼레이드를 할 계획은 없다”면서 “레고 캐릭터가 가장 차별화된 콘텐츠인 만큼 다양한 캐릭터들이 한꺼번에 모여 고객들을 만나고 고객들이 파크에서 퇴장할 때 다같이 인사하는 자리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당장 이달 13일부터 가을을 맞아 열리는 새로운 시즌 ‘몬스터 캐슬’도 레고랜드가 기대하는 시즌 중 하나다. 이번 가을 시즌은 중세시대 성으로 변신한 레고 캐슬 구역에서 뱀파이어 백작과 스파이더 부인이 레고 몬스터 캐릭터와 함께 춤을 추는 축제를 콘셉트로 한다. 레고랜드에 입장할 때부터 몬스터들이 환영·댄스 파티를 하는 등 다양한 공연이 매일 열린다. 이 대표는 “가을에는 자녀를 동반한 젊은 부모층도 즐길 수 있도록 육아 탈출을 테마로 한 음악 축제가 10월 한 달간 진행된다”며 “아티스트는 아직 조율 중인데 부모님들이 좋아할 만한 분들로 섭외해 레고랜드만의 특색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사람은) 어렸을 때의 추억을 갖고 평생을 산다”며 “레고랜드가 어린이들이 가장 행복한 공간, 가장 가고 싶은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He is…

△1978년 △2002년 중앙대 경영학과 학사 △2002년 나이키 프로덕트 매니저 △2010년 펩시콜라 비즈니스 매니저 △2015년 멀린엔터테인먼트그룹 아태 지역 영업 마케팅 이사 △2018년 레드불코리아 사장 △2021년 히어닷컴코리아 사장 △2022년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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