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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금 명창, '수궁가'로 첫 완창 판소리 도전

명창 서정금, 생애 첫 완창 판소리 도전

180분간 창자 홀로 완창하는 무대

창극배우 개성 살려 우화 바탕 '수궁가' 완창





국립창극단 창악부 수석 단원이자 중견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명창 서정금이 미산제 ‘수궁가’로 생애 첫 완창 판소리에 도전한다.

국립극장은 ‘완창 판소리-서정금의 수궁가’를 내달 12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궁가를 부르는 서정금은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 판소리를 시작, 동편제 판소리의 거장이아 1988년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흥보가 예능 보유자 故강도근 명창(1918~1996)에게 소리를 배웠다. 이외에도 안숙선 명창에게 만정제 ‘춘향가’와 ‘심청가’를, 남해성 명창에게 ‘수궁가’를,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인 김차경 명창을 사사하기도 했다.

이후 1999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후 ‘수궁가’의 토끼 역, ‘코카서스 백묵원’의 아츠닥 역,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호색할매 역 등을 맡으며 활약했고,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등에 나서며 국립창극단의 대표적인 개성파 소리꾼으로 자리매김 했다. 2020년에는 대한민국 최대 국악 경연 대회인 임방울국악제에서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소리꾼으로서 실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번에 서정금이 선보일 소리는 ‘수궁가’로 병든 용왕을 위해 토끼의 간을 구하러 세상에 나온 자라가 토끼를 유인했으나 토끼가 재치를 발휘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통 우화를 바탕으로 한다. 전승되고 있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유일하게 우화적인 작품으로, ‘수궁가’의 여러 유파 중 ‘미산제’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유성준-정광수-박초월로 이어진 소리다. 미산 박초월 명창이 자신의 더늠(명창이 자신만의 독특한 창법과 개성을 더해 새롭게 짜 넣거나 다듬은 소리 대목)과 색을 넣어 재해석했으며, 힘 있는 통성과 우조 성음이 중심이 되는 동편제 계보이지만, 계면조 창법과 애원조 성음 등 서편제의 특징이 조화를 이룬다. 상·하청을 넘나드는 음과 화려한 시김새(음을 꾸미는 장식음에 해당하며, 소리를 치켜 올리거나 끌어내리며 굴리고 떠는 등의 표현)가 돋보인다. 서정금은 특유의 맛깔스러운 성음과 오랫동안 창극 배우로서 익혀온 연극적 표현력을 바탕으로 미산제 ‘수궁가’를 들려줄 예정이다.

생애 첫 완창판소리에 도전하는 서 명창은 “완창을 한다는 것은 소리꾼의 숙명이자 본연에 집중할 기회”라며 “그동안 창극 배우로서 주로 익살스럽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이번 무대에서는 묵직하고 진중한 소리의 힘을 발산해 소리꾼으로서 서정금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고수로는 국립창극단 기악부 조용수와 전계열이 함께하며,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유은선이 해설과 사회를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창자 혼자 판소리 한바탕을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8~9시간 동안 완창(完唱)하는 무대다. 1984년 시작된 이래 39년간 공연되며, 판소리 완창 무대로는 최장·최다 공연을 자랑하고 있다. 소리꾼에게는 최고 권위의 판소리 무대를, 관객에게는 명창의 소리를 접할 기회를 제공해 왔다. 2024년에도 전통의 정체성을 지키며 소리 내공을 쌓고 있는 소리꾼이 매달 이 무대를 통해 소리의 멋을 제대로 느낄 줄 아는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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