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파이’라는 의심을 받다 죽은 채로 발견된 벨루가(흰돌고래) 발디미르(Hvaldimir)의 사인이 총상이 아닌 입에 박힌 막대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경찰은 “발디미르를 부검한 결과 길이 35cm, 너비 3cm 크기의 막대기가 입에 꽂혀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발디미르의 위는 비어 있었고 대부분의 장기가 망가진 상태였다”고 했다. 이어 “인간의 활동이 발디미르의 죽음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더 이상의 수사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디미르의 이름은 노르웨이어로 고래를 뜻하는 '발(hval)'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 중 '디미르(dimir)'를 붙인 것이다. 지난 2019년 노르웨이 북극 해안에서 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하네스를 착용한 채 발견됐고 이로 인해 스파이 훈련을 받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해군이 군사 목적으로 이 고래를 훈련시킨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르웨이와 러시아가 북극에서 해상 국경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노르웨이와 스웨덴 해안에서 자주 목격됐던 발디미르는 지난 달 31일 노르웨이 남부 해안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발디미르의 몸에서 여러 총상이 발견됐다며 발디미르의 사인은 총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조사 결과 총에 맞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의 전체 보고서는 2주 내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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