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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앞둔 수분양자들 패닉…전세수요 월세화 '풍선효과' 우려도

[스텝 꼬인 대출정책]

전세대출 규제로 잔금납부 비상

2금융권 대출 차선책까지 준비

은마 등 학군지선 월세 치솟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뉴스1






신한은행이 신규 분양 아파트의 전세대출까지 전면 중단하면서 전세를 통해 잔금을 치르려던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함께 전세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전세 수요가 월세로 빠져나가는 ‘풍선 효과’가 빚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에 이어 신한은행도 신규 분양 아파트의 전세대출 규제에 참여하면서 입주를 앞둔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에는 하루 종일 상담 전화가 빗발쳤다.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세 세입자를 제때 구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상담 전화가 잇따랐다”며 “제2금융권 대출 등 차선책을 준비하는 분양자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대출 규제로 잔금 납부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9월 서울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108.1에서 102.8로 떨어졌다.



전세대출 중단은 입주를 앞둔 단지 계약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중은행들이 전세대출 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줄이면서 전세 수요자가 월세로 갈아타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통해 계약이 갱신된 물량의 월세 보증금과 월세의 평균값을 계산한 결과 9월 기준 보증금은 2억 9640만 원, 월세는 99만 원으로 나타났다. 갱신 전 보증금 2억 8522만 원, 월세 91만 원 대비 각각 1118만 원, 8만 원 증가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 동대문구의 공인중개사는 “빌라·오피스텔의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 월세 수요는 점차 증가해왔다”며 “매매와 전세대출까지 규제가 시행되면서 월세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은행권의 전세대출 규제로 전세 수요가 반전세나 월세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전월 대비 1.4포인트 오른 116.1로 나타났다. 이는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특히 가을 이사철 수요가 높은 학군지의 월세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의 경우 지난달 2일 보증금 4억 원에 월세 110만 원으로 계약이 신고됐는데 이는 갱신 전 보증금은 같고 월세는 60만 원이 뛴 금액이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7단지 전용 53㎡도 1년 전보다 월세가 60만 원 상승했다. 지난달 27일 계약된 물건은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가 190만 원으로 1년 전에는 보증금은 같지만 월세가 130만 원이었다. 아파트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월세 물량은 1만 5944건으로 1년 전 대비 3000건 가까이 감소했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아파트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되는 대출 규제는 실수요자들에게 혼란만 야기할 뿐”이라며 “결국 풍선 효과로 인해 전세 수요자가 매매 시장에 참여하면서 매매 가격을 끌어올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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