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이 커플 매칭 서비스 등 고액 자산가를 위한 비금융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VIP 고객을 중심으로 조건에 맞는 결혼 상대를 찾거나 커뮤니티를 구축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자사 WM(자산관리) 브랜드인 투체어스 고객의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가연결혼정보회사와 커플 매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투체어스 특정 등급의 고객·자녀를 대상으로 한다. 인공지능(AI) 추천을 활용해 상대를 추천하고, 1년간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을 주선한다.
하나은행도 지난 20여 년간 1700명을 대상으로 자녀 만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 1회 호텔이나 하나은행 Club1 PB센터에 10명씩 초청해 단체 맞선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성사된 커플은 60커플 정도"라며 "비슷한 취미를 가진 자녀들이 함께 네트워킹하는 커뮤니티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VIP 고객 모시기에 열중하고 있는 은행권은 최근 커플 매칭 서비스 등 비금융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이 서비스의 공통점은 모두 고액 자산가를 기반으로 한 WM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고객 사이에 소득수준이 비슷한 배우자를 찾고자 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5월 평당 매매가가 1억원 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아파트에서 미혼남녀 입주민 맞선 소모임이 결성돼 화제를 모았다.
은행권은 '맞선' 외에도 VIP 고객 관심사를 겨냥한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 '넥스트 리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미래 경영인과 WM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교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경영전략, 승계 등 전문가 강연뿐 아니라 아트, 와인 등 교양 수업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PB(프라이빗뱅커) 센터 고객을 대상으로 GOLD&WISE 쿠킹 클래스를 개최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미술품 매입·매각 자문, 가치평가, 감정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아트뱅킹서비스를 도입했다. 서울 을지로 미술품 전문 수장고인 '하트원'을 통해 작품 보관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밖에도 고객 1000여 명이 회원인 '하나아트클럽' 커뮤니티를 결성해 각종 아트 관련 행사에 초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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