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해외에 판매로를 뚫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업자들이 등장해야 할 때입니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박사)
“중소기업에 집중된 정책적 지원을 대기업까지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성현 CJ ENM 전략지원실 부장)
드라마 콘텐츠 등 제작 능력 확대에 치중했던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배급과 유통 능력으로도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팬데믹 이후 규모에 관계없이 콘텐츠 업계 전반이 위기에 처한 만큼 대기업까지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12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방송학회 특별세미나’의 라운드 테이블 세션에 참석한 김 박사는 “‘선판매’가 중요한 드라마의 경우 저마다 IP만 쥐고 있거나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러브콜을 받지 않으면 수익성이 떨어져도 손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해외에 나가 직접 콘텐츠를 배급, 유통하는 영역이 사각지대에 있는 데 이를 담당할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종말의 바보’ 시리즈 등을 제작한 imtv의 이상현 총괄부사장은 팬데믹19 이후 제작사들의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이 부사장은 “미리 만들어둔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판매로를 구하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중소 제작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CJ ENM의 박 부장은 “지금까지 문체부의 정책은 중소 제작사에 맞춰져 있었지만 중소, 중견 기업들도 이제는 대기업에도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이제 우리끼리 경쟁하는 시대가 아닌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우리와는 체급이 다른 글로벌 OTT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에 동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까지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모태펀드로부터 출자를 받아 드라마 콘텐츠 투자를 진행하는 K&투자파트너스의 곽정환 팀장은 “현재 드라마 업계는 ‘상품은 많이 만들었는데 팔리고 있지 않는 상황’을 겪고 있다”며 “편성을 받은 제작사는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고 그렇지 못한 쪽은 막대한 제작비용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는 극단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지원 문체부 방송영상광고과 사무관은 “글로벌 OTT의 진입이 불러온 방송영상산업의 제작비 상승에 대한 업계의 어려움을 정부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K-콘텐츠 전략펀드와 영상콘텐츠 세제지원 확대 정책이 시행돼 가는 과정이니 산업의 위기 극복에 많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사무관은 이어 “우리 제작사들이 IP를 확보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를 잘 활용해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도 계속해서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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