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쓰레기 풍선을 연쇄 살포한 데 이어 73일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재개했다. 북한은 12일 초대형 방사포(KN-25)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3~4발을 쐈다. 미사일은 평양 동쪽으로 360㎞를 날아 동해상에 떨어졌지만 서울은 물론 계룡·군산·청주 등의 군 주요 시설까지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였다는 점에서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군사 도발이다. 북한은 앞서 4~8일 닷새 연속으로 1250여 개의 쓰레기 풍선을 남측으로 날려 보내면서 일부 풍선에 화재 발생 우려가 있는 발열 타이머를 장착해 국민의 안전을 위협했다. 11일 밤에도 쓰레기 풍선을 띄웠지만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지는 않았다. 북한 정권수립일인 이달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이라며 핵무기 증산 카드로 위협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 북한이 무력시위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 ‘복합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우선 미국을 향해 북한의 존재감을 높이면서 협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한미 동맹 균열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엿보인다. 수해로 흉흉해진 북한 내부 민심을 결속시키고 남한 내부의 갈등을 증폭시키려는 의도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RBM 발사는 11일부터 진행 중인 중국·러시아의 연합 대규모 해군 훈련에 가세하는 모양새를 취해 북중러 결속을 과시하고 한미일과의 대결 구도를 고착화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신냉전 기류에 편승한 북한의 도발이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고 동북아 평화 질서를 흔들게 그대로 놓아둬서는 안 된다. 50여 일 남은 미국 대선을 의식한 도발 ‘빌드업’의 연장선상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7차 핵실험, 국지적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다양한 추가 도발 시나리오를 상정해 철통 같은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실전 훈련에 기반해 자주 국방력을 압도적으로 키우고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 체제를 확립해 북한의 도발에 강력한 응징이 따를 것임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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