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년부터 세계 최저 수준인 법정 은퇴 연령을 점진적으로 연장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중국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13일 폐막한 제11차 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정년 연장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정년을 연장하는 것은 1978년 이후 약 46년 만이다. 이에 따라 남성 근로자의 법정 퇴직 연령은 내년 1월 1일부터 15년에 걸쳐 기존 60세에서 63세로, 여성 근로자는 기존 50세(화이트칼라 55세)에서 55세(화이트칼라 58세)로 점진적으로 연장된다.
중국 정부는 가팔라진 저출생 및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에 나섰다. 이날 결정문에는 각급 인민정부가 인구 고령화에 적극 대응하고 근로자 고용과 창업을 장려하며 노인 요양 및 기타 관련 업무를 조화롭게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정년 연장이 연금 재정과 노동력 확보 면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 역시 깔렸다. 중국은 2035년께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30% 이상인 4억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중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이 78.6세에 달한 데다 과학기술 발달과 경제구조 변화로 육체 노동이 크게 줄고 지식·기술 기반 일자리가 많아진 점 또한 정년 연장 추진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다만 젊은층에서는 정년 연장에 대한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년이 연장될 경우 가뜩이나 힘든 일자리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이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16∼24세 청년 실업률이 지난해 6월 21.3%까지 치솟자 통계 발표를 돌연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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