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여부에 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일관성 없는 태도와 민주당의 오락가락 논의가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1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금투세 논의가 한 달 넘게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불확실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장 정책 의총을 열어 가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1일 자신의 블로그에 “(금투세가) 5000만 원 초과 소득의 최대 27.5%에 불과하지 않느냐”며 내년 1월 금투세 시행을 고집했다.
증시 불안을 진정시켜야 할 다수당이 금투세를 둘러싼 혼선으로 되레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가장 큰 책임은 우왕좌왕하는 이 대표에게 있다. 이 대표는 올 7월 “시행 시기를 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유예론을 흘렸다가 이달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에서는 “일정 기간 대폭 완화해 시행하자”며 완화론으로 돌아섰다. 그사이 증시에서는 큰손 투자자들의 이탈로 인한 시장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금투세 유예·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금투세=이재명세’라는 프레임 확산을 우려하며 이 대표 비호에 급급하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9일 라디오에서 “금투세는 2020년 문재인 정부 때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며 “왜 이재명세라고 하면서 이 대표에게 책임을 돌리느냐”고 말했다. 친명계 이언주 최고위원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선진화시킨 다음 시행해도 늦지 않다”며 금투세 유예론 띄우기를 시도했다. 민주당은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에 시행할 경우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 ‘이재명세가 증시 침체를 초래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금투세 과세 대상이 전체 투자자의 1% 수준인 15만 명에 불과하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접근하다가는 1988년 금투세와 유사한 ‘주식양도세’를 도입했다가 주가 폭락을 경험한 대만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크다. 민주당은 24일 공개 토론회를 열어 금투세에 대해 논의할 방침인데 시장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하루라도 빨리 당론을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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