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기 총리 후보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생모 관련 가정사를 공개했다.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후임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후보 소견 발표 도중 아버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이혼 등 가족사를 언급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증조부를 시작으로 4대째 이어진 세습 정치가로 총리 출신 부친의 후광으로 2009년 중의원(하원)에 처음 입성해 5선 의원으로 활동해왔다. 1981년생으로 올해 43세인 그는 이날 입후보한 9명 가운데 가장 젊을 뿐 아니라 준수한 외모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
한국에서는 ‘펀쿨섹좌’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19년 9월 환경상 취임 직후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문제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하게 대처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 이 장면은 한국에서 인터넷 ‘밈(meme)’이 되면서 그에게는 ‘펀쿨섹좌’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는 “부모님이 어렸을 때 이혼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이혼 사실을 몰랐다”며 “어머니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고모(고이즈미 전 총리의 친누나)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형제는 형뿐인 줄 알았는데 동생이 더 있었다”며 “대학생 때 처음으로 성이 다른 동생과 만났고 아버지랑 꼭 빼닮아서 깜짝 놀랐다. 순식간에 그동안의 거리와 공백이 메워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생모를 만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을 회상했다. 그는 “만나면 생모 대신 나를 키워준 고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지난 2019년 방송인 다키가와 크리스텔과 결혼해 이듬해 첫 아들을 얻었다. 그는 결혼 이후 장남이 태어나고 아버지가 되면서 이런 생각이 변했다고 언급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올해 처음으로 엄마를 만났다. 자세하게는 말하지 않겠지만 만나서 좋았다”면서 “43년 동안 만나지 않았고 성도 다르지만 그래도 가족은 가족이다. 나는 그런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관용적이고 포용력 있는 보수정당 자민당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총리 적합 후보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함께 20%대 지지율로 1, 2위를 다투고 있다. 그가 이번에 총재로 당선되면 44세에 총리가 된 이토 히로부미 기록을 깨고 역대 최연소 총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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