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로 탈바꿈하는 오프라인 쇼핑몰이 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그간 공급이 없어 역대 최저 공실률을 보이는 오피스로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도림 디큐브시티 복합개발을 추진하는 이지스자산운용은 내년 현대백화점이 철수한 이후 디큐브시티 판매시설을 오피스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지스자산운용은 세계적인 설계사 미국 겐슬러(Gensler)와 손을 잡았다. 겐슬러는 미국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 건축설계회사로 북미 지역의 리테일 시설을 오피스로 재탄생시켜 지역 가치를 상승시킨 경험이 많다. 실적 악화로 폐점한 미국 LA 백화점 2개를 업무시설로 용도변경해 ‘UCLA 대학’의 연구·업무시설로 만든 ‘원웨스트사이드’(One Westside), 미국 미네소타의 1900년대 백화점을 현대식 업무시설로 탈바꿈한 ‘데이턴 프로젝트’(Dayton’s Project)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신도림 디큐브시티 프로젝트는 현대백화점 철수로 대규모 공실이 예상되는 판매시설을 랜드마크 수준의 업무 및 리테일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양질의 일자리 유치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목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현대백화점이 철수하면서 대규모 공실로 인한 슬럼화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왔다"며 "GTX B노선이 개통되면 신도림 지역의 오피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자산가치를 높이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로구 등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GRE파트너스자산운용은 최근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 인근의 '엔터식스 파크에비뉴 한양대점'을 약 1121억 원에 매입했다. 리테일 시설을 오피스로 리모델링해 성수동 인근에 있는 IT(정보기술) 스타트업 등 수요를 끌어오는 것이 목표다.
이같은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이 확산하는 등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많은 오프라인 상업 시설이 쇄락기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오프라인 상권이 서울 한남과 이태원, 성수 등으로 쏠리면서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문유웅 에비슨영코리아 리테일본부 이사는 "경기 침체와 온라인 시장 성장, 소비 트렌드 변화 등으로 상업 시설 트렌드가 바뀌어 가고 있다"며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없는 콘텐츠, 문화·스포츠·교육 등 업종에 집중하는 등 업종 구성과 운영 시스템을 잘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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