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지원론자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용의자가 우크라이나 외국인 의용병 사이에서 기행으로 악명이 높았다고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16일(현지 시간) 보도 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암살 용의자와의 관계에 선을 그으며 전황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고 나섰으며 러시아는 이번 암살 시도의 근본 원인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용의자인 웨슬리 라우스(58)가 과거 우크라이나 의병군에 외국인 자원병을 모집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냈던 적이 있지만 군 측은 그가 망상에 빠져있다고 생각해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육군 사령부 장교인 올렉산드로 사구리는 “우리는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며 “그는 어떤 식으로든 우리와 협력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의 외국인 의용병 부대인 ‘우크라이나 국토방위 국제군단’에서 일했던 관계자를 인용해 라우스가 당시 부대원들 사이에서 자신이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서 신병 수백명을 모집해오겠다”는 거짓 약속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며 그가 “쓰레기(shit)와 허풍으로 가득 찬 인물이었다”고 주장했다.
라우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외국인 자원병 부대인 국토방위 국제군단을 창설하자 여기에 합류하고자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라우스가 “여러 차례 군단 관계자들에게 불려 나가 헛소리를 멈추라는 주의를 들었지만 이것은 그를 멈추지 못했다”면서 “그는 대부분 꽤 기이했다. 나는 멀리서도 그가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번 암살시도를 두고 “(미국의) 불장난이 초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이번 암살 시도와 관련한 질문에 “골치가 아픈 쪽은 우리가 아니라 미국 정보기관”이라며 “어쨌든 불장난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답했다. 이번 암살 시도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회적으로 미국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우스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골프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으며, 라우스는 도주해 경찰과 추격전 끝에 인근 마틴 카운티의 고속도로에서 체포됐다.
라우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소셜미디어(SNS)에 “우크라이나 국경에 가서 죽을 용의가 있다”고 적을 만큼 우크라이나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의 미온적인 정책에 실망해 반(反) 트럼프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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