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2박 4일 일정으로 원전 세일즈를 위해 체코로 출국했다. 미국 워싱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 이후 2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잇따라 회담을 하고 내년 3월 최종 계약을 앞둔 24조 원 규모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에 국가적인 지원 의지를 피력하며 수주를 사실상 확정 짓겠다는 목표다.
윤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9시께 체코 수도 프라하 방문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 편으로 출국했다. 우리 정상의 체코 공식 방문은 2015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약 9년 만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김 여사는 검정색 바지에 은색 정장 자켓을 입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환송 인사들과 악수를 나눈 뒤 공군 1호기에 탑승했다.
서울공항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등이 나와 윤 대통령 부부의 출국을 환송했다.
윤 대통령은 이상민 장관, 추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눈 뒤 한 대표와도 악수를 했다. 김 여사와 한 대표는 목례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도착 직후 공식방문 일정에 돌입한다. 공식 환영식 이후 한-체코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공식 만찬을 이어서 진행한다.
특히 파벨 대통령과 정상회담은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을 통해 원전과 외교 이슈를 중심으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원전 건설뿐 아니라 양국 핵연료 연구에서부터 SMR 등 차세대원자력 연구개발(R&D), 소재 개발, 동위원소 생산 등 협력의 범위를 원자력 R&D 전반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순방에 성태윤 정책실장을 포함해 국토·과학·산업부 장관이 동행하는 등 경제, 과학기술, 교육, 인적교류 등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협력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전망이다.
아울러 내년 양국 수교 35주년 및 전략적동반자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아 핵 등 북한 문제 대응 공조 강화를 포함한 협력 증진 논의도 이뤄진다.
20일에는 파벨 대통령과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뒤 현지 원전 관련 기업을 시찰한다. 이번 순방에는 국내 5대 그룹 총수 전원과 대한상공회의소 등 주요 경제단체를 포함 총 50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정부뿐 아니라 민간 차원의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고속철도 분야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양국 협력을 실질화할 전망이다.
이날 피알라 총리와 회담도 예정돼 있다. 피알라 총리와는 원전을 포함해 각종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양국은 무역투자촉진 프레임워크(TIPF)를 체결, 안정적 교역 투자 환경을 마련하고 첨단 제조, 공급망, 에너지 등 전반에서 양국 간 교류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후 윤 대통령은 체코 상하원 의장 회담, 동포 만찬 간담회도 진행한다. 이후 22일 오전께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체코 원자력 발전소가 성공적으로 완수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최종 계약이 순조롭게 체결되고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도록 체코 정부와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웨스팅하우스 등과의 지식재산권 분쟁과 관련해 “한·미 양국 정부가 기업 간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양국 기업 간 분쟁도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 “굳건한 한미동맹 기조하에 양국 원자력 협력 필요성에 관해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원전 사업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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