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도심에 녹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 중인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시범 사업인 ‘다동공원 조성 사업’이 가장 큰 걸림돌로 부상한 태평로파출소 이전 길이 열리면서 정상궤도에 오를 지 주목된다. 서울시가 파출소의 이전 장소로 제시한 한국전력 소유의 부지가 매물로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관련 예산 확보와 이전 시점 등 변수가 많아 사업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는 오는 10월 11일 중구 다동 182 토지에 대한 공매 입찰 결과를 발표한다. 공매 대상은 한전이 2017년 취득한 167㎡ 상당의 부지다. 현재 지상은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지하에는 한전의 지장물이 있다. 한전은 이번 공매에서 187억 8750만 원을 최저입찰가로 제시했다. 한전은 올 6월에도 이 부지에 대한 공매를 진행했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한전 관계자는 “여타 공공기관처럼 2회 유찰이 이뤄지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며 “수의계약 금액은 이전 공매에서의 최저 입찰가 이상이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한전이 이 부지에 대한 공매에 나선 것은 서울시의 다동공원 조성 사업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는 지난해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발표하고, 한전 소유 부지가 포함된 무교·다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내에 공원을 조성하는 다동공원 조성사업을 우선 추진 사업으로 삼았다. 다만 이 구역에 남대문경찰서 태평로파출소가 포함돼 파출소에 다른 곳으로의 이전을 요구했다. 현재 태평로파출소가 위치한 토지와 건물은 각각 중구청과 서울시 소유다. 시 관계자는 “남대문서에 중구가 소유한 다동 181-1 등의 부지를 매입하는 방식을 제안했다”며 “남대문서에서 해당 부지가 파출소가 들어서기 좁다고 판단해 인근의 한전 소유 부지 일부를 함께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전이 부지 매각에 나선 만큼 서울시가 일단 파출소 이전의 첫 걸음을 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금액과 이전 시기 등을 두고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은 변수다. 앞서 남대문서는 토지 매입비와 건축비 등을 위해 124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지만 한전이 제시한 토지비는 이미 이 금액을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가 남대문경찰서에 제시한 파출소의 이전 시기는 내년 3월인데 현실적으로 이 기간 안에 부지 매입을 끝내고 파출소 건물을 올리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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