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가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혁신적인 항암 치료 기술과 연구 성과를 발표해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다.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엿볼 수 있었던 자리라는 평가다.
13~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ESMO 2024에서 한미약품(128940), HLB(028300), 티움바이오(321550), 네오이뮨텍, 루닛(328130), 유틸렉스(263050) 등이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ESMO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회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ESMO와 미국 호놀룰루에서 열린 세계약물연구학회(ISSX)에서 EZH1/2 이중 저해제(HM97662)에 관한 다양한 연구 성과를 포스터에 담아 발표했다. EZH2와 EZH1은 여러 암종에서 과발현되는 표적이다. EZH2만 선택적으로 저해하면 EZH1이 활성화돼 내성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동시에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미약품은 ESMO에서 HM97662의 임상 연구 배경과 설계, 진행 현황 등을 소개했다. 한국과 호주에서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박재현 대표는 “하반기 글로벌 학회 등 해외 무대에서 HM97662의 연구 현황을 본격적으로 공유하고 있다”며 “각국 전문가들이 약물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움바이오는 말기 고형암 환자 대상으로 미국 임상기관 3곳에서 진행 중인 TU2218과 키트루다 병용투여 임상 1b상 결과를 공개했다. 임상에 따르면 종양 평가가 가능했던 16명의 환자 중 3명이 기처치 대비 암세포가 30% 이상 줄어든 부분관해(PR)의 반응을 보였다. 7명의 환자는 종양 크기에 큰 변화가 없는 안정병변(SD)의 결과를 나타냈다. 김훈택 대표는 “말기 암환자들의 암이 진행되는 것을 억제해 환자들의 생존기간과 삶의 질이 향상되는 임상적 가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HLB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추진 중인 리보세라닙 관련 11개에 이르는 연구 결과를 연이어 공개하며 각국 전문의들과 제약사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병용으로 임상3상을 진행 중인 유방암 임상 결과는 스페셜 세션을 통해 구두 발표되며 추가 적응증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연세 세브란스병원 김도영 소화기내과 교수는 유틸렉스의 4세대 CAR-T 후보물질인 ‘EU307’을 간암 환자에게 투여하기 위한 임상 1상 설계 내용을 포스터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유틸렉스의 CAR-T 치료제가 혈액암뿐만 아니라 간암 등 고형암에서도 치료 가능성을 보일 수 있음을 제시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유한양행의 렉라자와의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이 경쟁 약물 타그리소보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내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병용 투여 환자군은 타그리소 단독으로 치료한 환자군 대비 EGFR 변이 및 TP53·RB1 내성 발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