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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기·무전기 폭발에 개입 암시?…이스라엘 "전쟁 새로운 단계 진입"

갈란트 국방장관, 레바논 접경지 부대 방문해 발언

아스라엘, 북쪽 접경지 피란민 복귀 목표로 내걸어

18일(현지시간) 레바논 동부의 한 주택에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대원들의 무전기가 폭발해 널부러져 있다. AP연합뉴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통신수단으로 쓰는 호출기와 무전기 폭발 사고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폭발의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에서 사건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처음으로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지난 17일 북부에 있는 라맛 다비드 공군기지를 방문해 전쟁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력의 중심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는 병력과 자원, 에너지를 북쪽으로 돌리고 있다"며 "우리가 새로운 전쟁 단계의 시작점에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어 "우리는 당분간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 전쟁에서는 엄청난 용기, 결단력 그리고 인내심을 요구한다"며 "북부 전선에서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는 피란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7일부터 이틀 간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가 통신수단으로 사용 중인 호출기와 무전기가 폭발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3000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건 직후 갈란트 장관이 전쟁의 새로운 단계를 언급하면서 이번 폭발 사고를 염두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 CNN 방송은 갈란트 장관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 발언은 중동을 다시 확전 위기의 가장자리로 몰아넣은 이번 작전에서 이스라엘의 역할을 암묵적으로 시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CNN 방송은 레바논에서 호출기 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공동으로 벌인 작전이라고 추정 보도한 바 있다. 지난 17일 오후 레바논 전역에서는 호출기 5000여대가 일제히 폭발했다. 이번 사고로 12명이 사망하고 3000명 가량이 다쳤다. 이어 18일에는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와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 등지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휴대용 무전기가 연쇄 폭발하며 최소 20명이 숨지고 45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이 침묵을 이어가면서 전 세계의 관심은 호출기 제작업체로 쏠리고 있다. 호출기 제작사인 대만의 골드 아폴로는 이날 이번 사고와 회사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골드 아폴로 설립자 쉬칭광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그 호출기를 만들지 않았다"며 "헝가리에 있는 BAC컨설팅이라는 회사에 브랜드 사용만 승인했으며 제품의 디자인이나 제조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호출기와 무전기 연쇄 폭발은 이스라엘이 최근 북부지역 피란민의 복귀를 목표로 제시하면서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가자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와 연대해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했고, 이 때문에 피란 생활을 이어오던 국경지역 주민들은 장기간 전쟁을 끌어온 이스라엘 정부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북부 전선으로 전쟁의 무게추를 옮기면서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가능성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북부사령부를 방문해 "북부 국경지역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안보 상황 조성을 결심했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필요한 모든 일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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