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두고 미국 경제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연준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인플레 억제를 위해 반복적으로 금리를 올린 이후 이를 내린 것은 연준이 다른 국가들에게 보내는 중요한 신호”라면서 “이는 우리 경제와 회복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플레와의 전쟁에서의 승리를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금리 인하가 인플레 종식에 상당히 다가선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하는 진전을 뜻한다”면서 “이제 개인이 주택과 새 차를 구입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더 큰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연준의 금리 결정에 대해 자세히 언급한 것은, 인플레 개선이 그만큼 그의 절박한 과제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11월 대선에서도 인플레와 경제 문제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좌우할 가장 핵심적인 이슈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역대급 인플레를 바이든 정부 탓으로 돌리며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을 싸잡아 비판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내 전임자와 달리 난 연준이 인플레이션 감축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했고 그 독립성이 국가에 큰 도움이 됐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연준이 독립성을 잃는다면 우리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연준의 금리 인상을 비판했으며, 이번 대선에서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결정에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연준은 인플레와의 전쟁을 위해 2022년 3월부터 작년 7월까지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로 높여 유지해오다가 전날 한 번에 0.5%포인트를 내리는 '빅컷'을 단행해 오랜 긴축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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