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애플 아이폰 생태계를 개방해 타사 스마트 기기와의 호환성을 높이도록 강제하고 나섰다. 외부 앱 장터에 이어 기기 생태계 개방을 압박해 애플의 독점성을 약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EU 내에서 아이폰 사용자도 갤럭시 워치, 갤럭시 버즈의 사용이 용이해져 삼성전자에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현지 시간)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른 상호 운용성 의무를 준수하는 ‘규제 협의(Regulatory Dialogue)’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규제 협의는 EU가 기업 측에 DMA 절차상 따라야 할 의무 조항을 안내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제도다. DMA 상호 운용성 의무에 따르면 특정 플랫폼, 운영체제(OS)가 타사 기기의 사용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에서 애플이 제작하지 않은 타사 기기를 사용할 때도 호환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앞서 EU 집행위는 애플에 앱 장터를 개방하도록 요구했다. 애플은 외부결제를 허용하는 등 대응에 나섰으나 새 수수료를 적용하는 등 ‘꼼수’를 부려 DMA를 위반하고 있다는 예비 조사 판단을 받은 상태다. 애플은 “그동안 구축해온 보호 장치를 약화시키면 유럽 소비자들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며 반발했으나 DMA를 반복적으로 위반할 시 글로벌 매출의 최대 20%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되는 만큼 EU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타 기기 제조사들에게는 기회요소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유럽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3%로 1위였다. 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 구매자는 호환성 때문이라도 애플 주변 기기를 선호하게 된다”며 “애플의 굳건한 생태계가 개방되면 타 스마트기기는 판매량 증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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