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법적 지위와 권한을 명확히 하는 '간호법 제정안'이 20일 공포된 가운데 의료계와 간호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박용언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간호협회(간협)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부회장은 간협의 보도자료를 공유하며 "그만 나대세요. 그럴 거면 의대를 가셨어야죠"라고 힐난했다. 또한 "장기말 주제에 플레이어인 줄 착각 오지시네요"라며 "주어, 목적어 생략합니다. 건방진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는 그동안 간호법이 간호사의 불법 의료 행위를 부추기고 의료 전문성을 해친다며 반대해 왔다. 지난달 발표한 입장문에서는 간호법을 "특정 직역 이익을 위해 국민 생명을 담보 잡고 직역 갈등을 격화시킨 악법"이라고 비판하며 "의료 역사에 심각한 오점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간호법 제정안 공포를 환영했다. 간협은 "대한민국은 앞으로 간호법을 통해 보건의료의 공정과 상식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료법에 '간호사는 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를 한다'는 한 줄이 간호사를 설명하는 모든 법적 근거였기 때문에 간호사의 업무는 의사를 보조하는 것으로만 인식돼 왔다"고 지적했다. 간협은 "지난달 28일 국회를 19년 만에 통과한 간호법이 1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데 이어 이날 공포됨으로써 국민의 보편적 건강권과 사회적 돌봄의 공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전국 65만 간호인은 국민 곁에서,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간호법 제정을 둘러싼 의료계와 간호계의 갈등은 향후 의료 현장에서의 협력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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