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파트 전기차 화재 사고가 외부 충격에 따른 차량 배터리셀 손상으로 일어났을 수 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로부터 "차량 하부 배터리 팩에서 불이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밀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다.
국과수는 "차량 밑면의 외부 충격으로 배터리팩 내부의 셀이 손상되며 '절연 파괴(절연체가 특성을 잃는 현상)'로 이어져 발화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배터리관리장치(BMS)는 화재 당시 저장 회로가 견딜 수 없는 심한 연소로 파손이 심해 데이터 추출이 불가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일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처음 불이 난 벤츠 전기차를 대상으로 모두 3차례에 걸쳐 합동 감식을 했고 배터리팩 등을 확보해 국과수에 정말 감정을 의뢰했다. 이번 화재로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경찰은 벤츠 전기차가 지난 7월 29일 오후 7시 16분께 주차됐다가 약 59시간 후에 불이 난 점을 고려해 차주를 상대로 주차 전 행적을 조사할 방침이다.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벤츠 차주가 마지막으로 주차하고 불이 나기까지 차량에 외부적인 충격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경찰은 전기차에서 불이 난 직후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고 보고 소방안전관리 실태에 관한 사안도 수사 중이다. 더불어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아파트 관리사무소 야간근무자 A씨와 소방 안전관리책임자 B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