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갑질 논란에 휩싸인 사이토 모토히코 효고현 지사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지방 의회에서 만장일치 통과된 가운데 사이토 지사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20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전날 사이토 지사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되기까지 효고현 청사는 민원 폭탄으로 들썩였다.
민원 대부분은 지사에 대한 비판으로 지난 7월부터 이달 18일까지 1만2500건이 접수됐다. 전화 이외에 홈페이지를 이용한 민원도 지난 3월 이후 8000건에 달한다.
청사 직원들은 매일 걸려오는 민원 전화에 기존 6인 체제에서 2~3명을 보충해 대응해왔다. 일부 민원인은 직원에게 “지사의 개”라며 조롱했다고도 전해진다.
사이토 지사는 열흘 이내에 현 의회 해산과 사직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의원들은 “사직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압박했으나 사이토 지사는 “불신임 결의안 가결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개혁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분”이라며 자신의 거취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고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만약 사이토 지사가 사직을 선택한다면 50일 이내에 지사 선거가 진행되고 현 의회를 해산한다면 40일 이내 현 의회 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앞서 사이토 지사의 갑질과 비리 의혹은 지난 3월 효고현 청사 전직 국장이 현 의회와 언론에 폭로하며 드러났다. 사이토 지사는 이를 부인하며 폭로를 이유로 징계를 내렸고, 이 국장은 비위를 끝까지 밝혀달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청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도 사이토 지사가 피혁공장에 방문해 고급 가죽점퍼를 선물로 요구했다가 거절당하거나 양식업자에게서 받은 굴을 전부 자택으로 보내는 등 내용이 폭로됐다. 또 예약제로 운영되던 호텔 식당에 ‘당일 예약’을 요청한 뒤 거절당하자 “나는 지사다”라고 격분했다는 내용 등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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