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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맛인데 좀 싱겁네? '베테랑2' 평점 반 토막 난 이유 [정지은의 리뷰+]

영화 '베테랑2' 리뷰

관객 평점↓…잘 만들었는데 "재미가 없다" 왜?

새로운 빌런 등장에도…서사·메시지는 '갸우뚱'

영화 '베테랑2' 스틸 /사진=CJ ENM




'아는 맛이 무섭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이번 '베테랑'의 맛은 어딘가 부족하다 못해 슴슴하다. 이를 관객들도 인식한 결과일까. 20일 오전 9시 기준 네이버 평점 10점 만점에 6.62, 다음 평점은 5점 만점에 3.3으로 전편과 달리 악평을 피하지 못하는 상태다. 성공적인 본편의 아쉬운 속편이라 치더라도 이렇게까지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베테랑2' 스틸 /사진=CJ ENM


◇"죄 짓고 살지 말랬지?" 서도철 형사의 두 번째 이야기 = '베테랑2'(감독 류승완)은 무려 1341만 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한 전편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류승완 감독이 야심 차게 내놓은 속편으로 기존 인물들이 재등장한다. 행동파 형사 서도철(황정민), 팀장 오재평(오달수), 일명 '미스 봉'인 봉윤주(장윤주), 행동이 앞서는 형사 왕동현(오대환), 그리고 막내 윤시영(김시후)까지. 전편의 영광을 이뤄냈던 원년 멤버들이 총출동하고 새로운 사건을 맞이한다.

'베테랑2'의 새로운 빌런은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다. 영화는 처음부터 정해인의 존재를 비밀에 부치지 않고 전면으로 드러내며 그의 사악한 면모를 조명한다. 경찰이지만 뒤에서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즐기는 박선우는 '사적 제재', 정당한 절차나 법을 거치지 않고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결정되고 집행되는 폭력을 이어나가며 자신의 살인 욕구를 합리화한다. 용서하지 못할 죄를 지은 이들을 폭력으로 심판하며 영웅이 되어가지만 연쇄 살인에 대해 의문을 가진 서도철 형사가 이 사건에 뛰어들며 상황은 반전을 마주한다.

영화 '베테랑2' 스틸 /사진=CJ ENM


◇잘 만들었는데 "재미는 없다"는 반응...왜? = 영화의 흐름과 완성도 등을 포함한 구색을 따지자면 훌륭한 수준이다. 기승전결이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으며 시퀀스도 유연하게 이어진다. 남산 타워 계단에서 구르는 장면을 포함해 통쾌한 액션신들 또한 주연 배우들의 뼈를 깎는 고생이 빼곡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주제다. '베테랑2'가 내건 키워드인 '사적 제재'는 이미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몇 년 전부터 많이 다뤄져왔던 사회적인 문제다. '베테랑2'에게 있어서의 과제는 '이 주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어떻게 보여주느냐'였을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 '비질란테', '노 웨이 아웃: 더 룰렛' 등의 작품들과 비교해 신선한 점은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새로운 설정, 캐릭터, 혹은 상황이 등장하지 않아 결말이 예상 가능한 전개로 흘러간다.



영화 '베테랑2' 스틸 /사진=CJ ENM


◇정해인, 연기는 잘 이어받았지만...캐릭터 서사는 “아쉬워” = '베테랑2'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빌런이 전하는 흐릿한 메시지다.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이야기의 긴박감이 떨어지고 범죄자와 형사가 벌이는 치밀한 두뇌 게임은 고리타분한 설정을 바탕으로 흘러간다. 이 과정에서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두루뭉술해진다.

빌런의 흐릿한 역할 또한 마찬가지다.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잔혹한 빌런에 서사를 부여하고 싶지 않았던 감독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대중의 입장에서는 전사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 빌런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영화 '베테랑2' 스틸 /사진=CJ ENM


빌런의 전사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캐릭터의 개연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박선우는 살인을 좋아할 뿐이나 '사적 제재'로 자신을 포장해 영웅 심리를 느끼는 소시오패스다. 하지만 어떠한 일에도 면밀하게 계획을 짜는 성향을 가진 그가 선 넘는 행동을 경찰 앞에서 과감하게 보이고 후반부에 이르러서도 무조건적으로 체포될 결정을 하는 부분은 이해되기 힘들다.

결말을 마주한 관객 입장에서는 "그래서 왜 (서도철) 아들을 납치한 거야?", "중간에 가짜 범인은 굳이 왜 넣은 거야?", "범죄자만 보복한다면서 왜 가짜 뉴스로 피해본 여성을 건드리는 거야"와 같은 풀리지 않는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결국 관객들의 마음에 남는 것은 K-가족애로 무장한 신파 엔딩에서 느껴지는 찝찝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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