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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진화하는 스팸, 알아야 막는다





한국인의 명절 선물로 빠질 수 없는 것이 ‘스팸’이다. 하지만 이번 추석 연휴엔 받기 싫은 ‘스팸’이 휴대전화를 메웠다.

‘시간 되시면 공항까지 데려다 주실 수 있나요?’, ‘○○ 엔터에서 일할 분을 찾습니다’, ‘○○만원이면 나랑 데이트 할 수 있어영’ 등 스팸 문자 상차림도 가지각색이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조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2억 8002만여 건의 휴대전화 스팸 문자가 신고됐다. 이는 전년도 전체 신고 건수인 2억 9488만여 건에 육박하는 수치다.

스팸 문자의 유형도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과거 단순한 광고성 메시지에서 벗어나 택배 배송 알림을 가장하거나 지인을 사칭하는 방식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지인 사칭 스팸의 경우 올들어 신고·차단 건수가 3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스팸 문자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6월 도입한 대량문자전송사업자 전송자격인증제가 되레 무분별한 문자 발송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증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들이 규제 강화 직전 대량으로 스팸 문자를 발송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달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주식 리딩방 운영이 제한되면서 유사투자자문업체들이 법 개정 전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하려 한 것도 스팸 문자 증가에 일조했다.



이 같은 ‘스팸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통신사와 스마트폰 제조사가 방어진 강화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스팸 필터링 업데이트 주기를 하루 1회에서 10분당 1회로 대폭 단축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인공지능(AI) 기반의 스팸 차단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기술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KISA와 함께 불법대출, 선정적 광고, 도박 등 악성 메시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기능을 개발해 지난 9일부터 스마트폰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스팸 발송 기술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어 기술적 대응만으론 한계가 있다. 사용자 교육과 인식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개인이 직접 스팸 문자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나 전화번호를 클릭하지 않기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메시지에 응답하지 않기 △의심스러운 메시지는 ‘보호나라’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확인하기 △스팸이 의심되면 국번 없이 118 상담센터에 신고하기 등이 있다.

스팸 문자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개인정보 유출과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정부와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함께 우리 스스로 ‘디지털 리터러시’를 키워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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