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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0억 매각 목표인데 겨우 30억…LH, 자산 유동화 계획도 틀어져

오리 사옥 16번 유찰 등 매각 난항

여의도 비축부지도 아직 주인 못찾아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 자산 매각에 난항을 거듭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신규 택지 발굴과 토지 보상 등 공공주택 공급에 따른 자금 지출이 심화된 가운데 계획한 자산 유동화 계획까지 틀어지며 재무 건전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기획재정부의 ‘2023년도 공기업 경영 실적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자산 매각 목표 금액을 2450억 원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매각 실적은 30억 원에 그쳤다. 대표적인 것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LH 경기 남부본부 사옥(오리사옥)이다. 당초 오리사옥은 LH 본사가 경남 진주로 이전한 이듬해인 2010년부터 매각이 추진됐지만 높은 감정가(5801억 원)와 용도 제한(오피스) 등에 묶여 지난해 16번째 매각이 유찰됐다.

63빌딩과 여의도성모병원 사이에 위치한 여의도 비축 부지(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61-2)도 두 차례 매물로 나왔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공급 예정 가격은 4024억 5690만 원으로 3.3㎡(평)당 1억 6000만 원 수준이다.



2376억 원대에 달하는 대전 서남부 열병합발전 시설과 아산 배방·탕정지구 복합 화력발전 시설도 지난해 예정 가격 미만으로 또다시 유찰됐다. LH는 이달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재매각 절차를 밟고 있지만 낙찰가에 대한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LH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보유 자산을 효율화하는 등 다각적인 자산 처분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리사옥의 경우 현재 1기 신도시인 분당 재건축 사업에 발맞춰 성남시와 오리역 일대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협의하고 있다. 건물을 증축해 사옥으로 활용하고 남는 곳은 주거지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여의도 비축 부지 역시 서울시·영등포구와 협의해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다. 매각가를 감정가 대비 크게 낮출 수 없는 만큼 민간사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을 만들 계획이다.

LH는 이를 통해 2028년까지 9065억 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재정 건전화 수정 계획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민간 건설사와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민간 참여 주택 건설을 늘리는 등 사업을 조정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LH의 올해 부채비율은 지난해(218.3%)보다 약 3%포인트 늘어난 221%로 전망된다. LH는 공공주택 공급과 임대 손실 누증 등으로 2028년까지 부채비율이 232%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한준 LH 사장은 최근 “LH의 부채는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부채를 끌어서 자산을 취득(토지 매입)하는 구조”라며 “고유 자산 매각 역시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자산 효율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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