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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부터 '연락 두절'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사고 보다 잠적 무게"

‘시범사업’ 100명 중 2명, 15일부터 연락 두절

8개월 체류 비자…사업 종료 시 재계약 불투명

체불·저임금도 거론…고용부 “1명 가족과 연락”

남은 98명 정상 근무…“고용조건 미리 알았다”

3일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첫 출근해 업무지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에서 시범사업에 참여해 온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이 8일째 연락 두절 상태다. 시범사업을 진행해 온 고용노동부는 두 가사관리사가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 보다 고용 여건에 대해 만족하지 못해 스스로 불법체류를 결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고용부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은 15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숙소에서 짐을 챙긴 뒤 고용부, 서울시, 가사관리사 고용업체와의 연락에 응하지 않고 있다. 2명을 비롯해 가사관리사 100명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해 이달 6일부터 일반 가정에서 일해왔다. 이 시범사업은 고용부와 서울시가 공동 운영한다. 가사관리사 100명이 정부 인증을 받은 가사관리사 업체와 직접 고용을 하고 서울시와 고용부과 이들의 한국 생활을 돕는 방식이다.

가사관리사 2명이 이탈한 배경으로 예상과 달랐던 고용 여건이 거론되고 있다. 가사관리사 임금은 최저임금 이상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근무 시작 전 교육수당을 제 날짜에 지급받지 못했다. 게다가 이들 가사관리사의 임금은 이달 근로분을 다음달에 받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이달 3~19일 근무 임금을 수령하지 못해 생활고를 겪었을 가능성이 짚힌다. 가사관리사는 숙소비, 4대보험료를 제외하면 실수령액이 적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반면 서울시는 이 지적에 대해 “지난달 6일부터 이달 2일까지 교육수당 201만 원 중 숙소비, 소득세 등을 공제하고 147만 원이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범사업과 관련된 한 공공기관 관계자도 “가사관리사 모두 임금지급 날짜부터 방식까지 인지하고 한국에 왔다”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임금체불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사관리사 100명은 6개월 시범사업 기간을 고려해 8개월 동안만 우리나라에 머물 수 있다. 근로계약 기간도 7개월이다. 근로계약 갱신이 불투명한 상황일 때 외국인 근로자가 불법체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고국 보다 임금 수준이 높은 한국에 오래 머무르겠다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가사관리사들 사이에서 다른 제조업 고용허가제 근로자에 비해 월 임금이 적다는 불만이 나왔었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고용부는 임금 지급 방식을 월급에서 주급으로 바꿀 방침이다. 임금 지급 시차에 따른 가사관리사 생활 어려움을 덜기 위해서다. 게다가 상당수 가사관리사는 월급을 받아 생활을 할 요량으로 체류비를 거의 준비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가사관리사 2명은 25일까지 복귀하지 않는다면, 불법체류 외국인이 될 수 있다. 고용부는 관련 제도에 따라 26일부터 불법체류 신고를 할 수 있다. 남은 98명의 가사관리사는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가사관리사 2명 중 1명의 현지 가족과 연락이 닿았지만, 위치는 파악되지 않았다”며 “두 명 모두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낮아 경찰에 신고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논평을 내고 “가사관리사가 숙소를 이탈한 이유는 임금과 노동조건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외국인 가사관리사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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