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한 공원에서 유괴돼 가족과 헤어졌다가 70여년 만에 재회한 노인의 사연이 화제를 모았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해 79세인 루이스 아르만도 알비노는 지난 6월 온라인 조상 찾기 검사와 경찰, 연방수사국(FBI)의 도움으로 오클랜드에 거주하고 있던 가족들과 재회했다. 6세였던 1951년 2월 유괴를 당해 헤어지게 된 지 73년 만의 만남이다.
알비노는 당시 형인 로저 알비노와 함께 웨스트 오클랜드의 한 공원에 있다가 스페인어를 하는 한 여자가 사탕을 사주겠다는 말에 속아 따라갔다. 그렇게 유괴된 알비노는 이후 동부 지역에서 한 부부의 아들로 살다가 해병대 소속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고 제대 후 소방관으로 근무했다.
그렇게 영원히 만날 길이 없어 보였던 가족의 재회는 알비노의 조카인 알리다 알레퀸(63)으로부터 실마리가 만들어졌다. 알레퀸은 지난 2020년 재미 삼아 참여한 온라인 DNA 검사에서 자신과 DNA가 22%나 일치하는 한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괴된 삼촌일 수 있다는 생각에 조사에 나섰지만 당시에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알레퀸은 올해 초 오클랜드 공공도서관에서 우연히 알비노의 사진이 실린 예전 신문 기사를 발견했다. 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알비노 실종 사건을 다시 조사했고, 알비노와 그의 여동생인 알레퀸의 어머니 DNA 검사 등을 통해 알비노가 70여년 전 유괴로 실종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알비노는 지난 6월 24일 FBI의 지원으로 오클랜드를 찾아 여동생인 알레퀸의 어머니와 형인 로저 알비노 등 가족들과 재회했다. 로저 알비노는 잃어버렸던 동생을 70여년 만에 다시 만난 지 두 달 후인 8월 사망했다.
알레퀸은 “외할머니가 지난 2005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아들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면서 “70년 넘게 알비노는 항상 가족들의 마음속에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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