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단독] 정부도 인증했는데…필리핀 가사관리사업체 '적자 늪'

22년 재무평가서 보니 3년 연속 영업손실

두 곳 모두 자본잠식…임금지연·체불 우려

과다 경쟁·낮은 서비스 가격 탓 수익성 난제

고용부 “두 업체 상황, 다른 업체 보다 양호”

3일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첫 출근해 업무 지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에서 이뤄지고 있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한 정부인증 서비스업체 두 곳 모두 2년 전 영업적자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두 명의 이탈로 인해 불거진 시범사업과 내년 정식사업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4일 서울경제는 한국평가데이터에 의뢰해 시범사업 참여업체 홈스토리생활과 휴브리스의 기업평가보고서를 확인했다. 재무분석 시점은 2022년이 가장 최근치다.

우선 2014년 설립된 홈스토리생활은 2022년 영업손실이 10억7000만 원으로 2020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 상태였다. 매출액은 2020년 18억9400만 원에서 2022년 23억9100만 원으로 증가세였지만, 2022년 11억1700만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로 인해 2022년에는 자본총계가 4억5900만원 마이너스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휴브리스도 재무 상황이 나빴다. 이 기업은 2022년 영업손실이 6억7700만 원으로 2020년 2억1100만 원 보다 3배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2000만 원에서 이듬해 4억9200만 원 적자로 전환됐다. 홈스토리생활과 마찬가지로 2022년 자본총계가 3억7200만 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자본잠식이다.



두 업체의 나쁜 재무상황은 필리핀 가사관리사에 대한 임금지연, 임금체불 가능성을 키운다. 두 업체는 이달 초 가사관리사에 대한 교육수당을 제 날짜에 지급하지 못했다. 당시 고용부는 두 업체가 자금유동성이 부족해 수당 지급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우려는 두 업체가 국내 가사관리사 서비스 업체 중 상대적으로 경영 상황이 양호하다는 점이다. 정부인증을 받은 가사관리사 업체는 약 100여곳이다. 이 중에는 근로자 수가 5명 수준인 영세 업체도 적지 않다고 알려졌다. 가사관리사 업체 수익 모델이 가사관리사와 가정을 중개한 뒤 수수료를 챙기는 단순한 구조여서 외형 확장이나 재무 안정 필요성이 그만큼 낮다는 지적이다. 이들 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개선하려며 낮은 서비스 비용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비용 상승에 대한 고객 저항감이 크고 심한 업체 경쟁과 가사관리사 구인난 탓에 서비스 비용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 규모를 1200명으로 올해 시범사업 보다 12배 늘린다. 적정 업체 선별해 가사관리사의 고용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여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미 노동계에서는 시범사업이 가사관리사가 원하는 수익을 담보 못하고 있어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추가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부터 고용부와 서울시, 인증업체와 연락을 차단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서울경제는 홈스토리생활과 휴브리스 재무 상황과 관련해 두 회사의 대표 번호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두 업체의 경영 상황이나 서비스 질, 업계 평판은 전체 가사관리사 업체 중 손꼽을 수준”이라며 “가사관리 업체 수익성은 특정 기업 보다 이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