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가 지난해 국내에서 12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거두고도 법인세로 낸 돈은 155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종업계의 국내기업과 비교하면 구글코리아가 6000억 원 이상의 세금 납부를 회피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한국재무관리학회가 발표한 자료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토대로 자체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2023년도 감사보고서에 지난해 매출이 3653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가 한국재무관리학회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추정 매출액은 약 12조135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구글코리아는 국내 광고, 유튜브 구독 서비스, 앱 마켓 인앱결제 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거두고 있는데, 이를 통해 거둔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로 이전해 국내 법인세 납부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실제로 국내 경쟁사인 네이버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9조6706억 원, 연간 영업이익은 1조 4888억 원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작년 매출액의 약 5.13%(4964억 원)를 법인세로 냈다. 네이버와 같은 매출액 대비 법인세 비율을 대입할 경우 구글코리아의 법인세액은 약 6229억 원으로 추산된다는 게 최 의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감사보고서에 명시된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법인세 비용은 155억 원에 불과했다.
최수진 의원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국내 사업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들의 조세회피 행태를 막기 위해 국내 매출을 서비스별로 세부 내역을 명확히 공개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며 “원가 산정 및 세무 신고 과정의 불투명성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