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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지금은 회사법 독립의 시대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식시장 개인투자자 1400만 시대, 국민 10명 중 3명은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의 폭발적인 성장이 우리나라 회사 법률 체계에 대한 이해로도 이어졌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더 정확히는 개인투자자가 회사 관련 법체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회사법’이라고 명시된 단일법이 없다. 관련 제도는 상법의 일부로 존재한다. 현행 상법전은 총칙, 상행위, 회사, 보험, 해상 및 항공운송 등 6편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법은 ‘제3편 회사’에 속해 있다. 회사 편은 상법 규정의 절반을 넘는 방대한 규모와 함께 다수의 준용 규정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단적인 예로 국내 법인의 압도적 다수(95%)인 주식회사는 상법에 직접 규정돼 있지 않다. 대신 국내 법인의 0.1%뿐인 합명회사의 규정을 주식회사에 준용하고 있다. 법조문 수십 쪽을 이리저리 넘겨가며 주식회사가 어떤 준용을 받는지 찾아야 하는 일종의 ‘숨은그림찾기’가 현실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행 회사 관련 법률 규정은 여러 법에 산재돼 있다. 숨은그림찾기가 끝났다면 이제 더 큰 퍼즐이 기다리고 있다. 자본시장법·공정거래법·외부감사법·금융사지배구조법·금융지주회사법·벤처기업법·기업활력법 등이 그 예다. 이렇게 파편화된 회사 관련 법체계는 법 적용 혼란을 불러온다. 상법과 별도 회사 법률 간의 통일성 결여로 해석과 집행 일관성이 떨어진다. 상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신주 제3자 배정 시 2주 전 공고 의무’가 자본시장법에서는 예외인 것이 대표적이다. 법을 지켜야 하는 수범자 입장에서는 예외 조항을 찾아냈다면 ‘보물찾기’가 되는 셈이다.



법은 단순해야 지키기도 쉽다. 올해 5월 막을 내린 제21대 국회에서 상법의 회사 편을 분리해 조문을 정비한 ‘회사법’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금 ‘회사법제 단일화’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학계는 물론이고 기업 현장에서도 여전히 높다.

상법 회사 편을 분리한 회사법부터 만들어야 한다. 이는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부합한다. 우리나라가 상법 제정 당시 참고했던 일본의 회사 법률 체계도 2005년 단행법으로 회사법을 재정비했고 이듬해 영국 역시 마찬가지로 별도 회사법을 제정했다. 독일과 미국은 물론 중국도 회사법을 단일 통합법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회사법의 독립’이다. 자본시장의 발달로 몸집이 날로 커지는 ‘회사 편’을 상법에서 분리해 흩어져 있는 이산가족을 한데 모아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물론 경제의 주체인 가계와 기업의 진지한 관심과 토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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