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신문은 25일 야마가타대학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페루 '나스카 지상화' 303점을 새롭게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약 2000년 전 나스카 문명의 사회상을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게 됐다.
야마가타대학의 사카이 마사토 교수(문화인류학·안데스 고고학)는 "당시는 문자가 없는 사회였다. 그림을 반복해서 보면서 인간과 동물의 역할을 배우거나 의례의 장소로 사용했다"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설명했다.
나스카 지상화는 약 2000 년 전 약 400km² 면적의 나스카 고원에 그려졌으며, 1920년대에 발견돼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야마가타대학은 2004년부터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이번에 AI를 활용해 지상화 수를 거의 두 배로 늘렸다.
연구팀은 지상화를 '면 타입'과 '선 타입'으로 구분했다. 면 타입은 돌을 제거하거나 쌓아 그린 것으로 평균 길이가 약 9m다. 이번에 발견된 303점은 모두 면 타입이었다. 사카이 교수는 "사람의 머리는 인신공희(사람을 제물로 바침)를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길을 걸으며 반복해서 보면서 인신공희나 가축의 역할을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선 타입은 평균 90m로 거대하며, 50점이 발견됐다. 유명한 벌새, 거미, 원숭이 그림이 이에 해당한다. 사카이 교수는 "선 타입 지상화는 공동체 차원의 의례 활동에 사용됐다. 성지순례 등의 때 들르는 동물 등의 형태를 한 의례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AI에 방대한 항공사진을 분석시켜 지상화 가능성이 높은 1309점을 특정했다. 그중 약 4분의 1을 현지 조사해 6개월간 303점을 확인했다. AI가 예측한 장소에서 여러 개가 발견되거나 연구팀이 독자적으로 발견한 것도 있었다.
현지 조사 결과, 면 타입 지상화는 100개 이상의 작은 길을 따라 1000점 이상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AI가 지상화 가능성이 높다고 특정한 것은 968점이 남아 있어 조사가 계속될 예정이다.
사카이 교수는 "앞으로 500점 정도 더 발견될 것 같다. 지상화 중에는 큰 비로 인한 홍수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페루 문화부와 협력해 보호 활동으로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야마가타대학 나스카연구소와 미국 IBM연구소의 공동연구로 미국 과학아카데미 회보에 논문이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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