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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불씨 여전한 어도어…K팝, 경영·프로듀싱 '불안한 동거'

◆어도어, '민희진 복귀 요청' 거부

민 전 대표 사내이사 임기는 연장

"말장난 불과"…민, 절충안에 반발

K팝 창업자, 경영·프로듀싱 겸해

'모회사·자회사 분쟁' 투자자 불안

마마무 소속사 RBW 성공 사례도

뉴진스가 지난 11일 유튜브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 대표님이 대표로 있었던,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며 25일까지 민 전 대표 체제의 어도어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어도어가 K팝 걸그룹 뉴진스가 요청한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복귀 요청은 거부하고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극단으로 치닫던 민희진 전 대표·뉴진스와 어도어, 하이브(352820)의 갈등이 일단락 된 셈이지만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뉴진스 멤버들이 요구했던 민 이사의 대표 복귀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5일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는 멤버들의 요구 시한인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 연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어도어는 또한 이날 민 전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도 소집하기로 결의했다. 이사회에는 민 전 대표도 사내이사 자격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대주주 하이브도 이런 제안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혀 임시주총이 열리면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 연장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11월 1일 끝난다. 민 전 대표는 대표 복귀를 요구하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3년 임기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서는 수용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어도어 이사회는 다만 대표이사 복귀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전 대표 측은 이사회의 결정 이후 “계약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말만 있었을 뿐 초안에 있던 일방적인 해지권 등 수많은 독소조항을 삭제하는 등의 진정성 있는 제안은 전혀 없었다”며 “절충안 제시라는 표현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어도어 이사회의 결정으로 뉴진스의 유튜브 긴급방송으로 불거진 갈등이 표면적으로는 일단 봉합되는 모양새지만 민 전 대표가 여전히 반발을 하면서 하이브는 여전히 경영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뉴진스와의 갈등이 표면화된 이후 주가가 급락해 투자자들이 줄줄이 풋옵션(조기상환 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오는 10월에만 최소 수천억원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은 물론 자회사와의 갈등을 매끄럽게 해결하지 못하는 등 경영 능력까지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앞서 뉴진스는 지난 11일 유튜브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 대표님이 대표로 있었던,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며 25일까지 민 전 대표 체제의 어도어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다. 또 “그 사람들(하이브 및 어도어 경영진)이 속한 사회에 같이 순응하거나 동조하거나 따라가고 싶지 않다”며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하이브 사내에서 벌어진 ‘왕따 사건' 등을 폭로하며 “회사가 비인간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어도어 사태’ 이후 K팝 시장은 위기 상황 속에서 경영권 갈등으로 인해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어도어 사태를 계기로 모회사와 자회사의 갈등으로 인해 아티스트의 활동이 제약을 받는 것은 물론 대형 기획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도어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업계에서는 경영권과 프로듀싱권의 애매한 ‘동거’를 꼽는다.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K팝 톱3 기획사의 경우 모두 창업자가 경영자와 프로듀서의 역할을 겸임해 왔다. 창업자들의 성공 노하우 등이 반영된 아티스트들을 키워내면서 이러한 공식이 굳어졌다. 이수만, 박진영, 양현석 등 초창기 K팝 창업자들이 대표 프로듀서로서 직함을 계속해서 유지한 이유다.

하지만 K팝 시장이 글로벌 사이즈가 되고 수직계열화되는 등 몸집이 커지면서 경영과 프로듀싱의 엄격한 분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경영과 프로듀싱을 철저하게 분리해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마마무, 원어스, 퍼플키스의 의 소속사 RBW가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다. RBW는 창업 초기부터 김진우 대표가 경영, 김도훈 작곡가가 프로듀서 겸 대표로 각각의 역할을 철저하게 분리했다. 김도훈 프로듀서는 국내 저작권료 수입 1위 작곡가이기도 해 RBW 소속의 아티스트들의 곡 작업은 물론 타사의 아티스트와의 작업도 하고 있다. 김진우 대표는 DSP 미디어 등을 인수해 저작권을 확보해 꾸준한 수익 창출을 위한 경영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민희진 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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