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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패권 위협 요소, 中 아닌 美 내부에 있다"

■살레하 모신 화상 인터뷰

위상 커진 재무부 '약달러' 선호

무분별 돈 찍기로 재정적자 초래

신간 '달러 전쟁'서 시스템 해부

살레하 모신 /사진 제공=앤드류 해러(Andrew Harrer), 블룸버그 통신




“달러 패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 내부에 있다.”

신간 ‘달러 전쟁(위즈덤하우스 펴냄)’에서 달러 패권의 수호자로 불리는 역대 미국 재무부 장관의 행보를 추적한 살레하 모신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재정적자가 나날이 덩치를 불리고 있는데 어떤 정당도 연방 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문제가 중국 등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존재보다도 달러 패권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중국 등 브릭스 국가들이 위안화 등을 기반으로 경제 블록을 형성할 수 있지만 달러의 위상에 가장 큰 위험을 초래하는 것은 무작위로 찍어낸 달러가 초래하는 만성적인 재정적자라고 꼬집는다. 그는 “이를 큰 문제로 보고 뛰어들지 않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양당이 모두 포퓰리즘으로 가면서 적자 재정 문제를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널리스트인 모신은 미국 재무부의 가장 큰 정책 변화 중 하나로 ‘약달러’ 선호를 천명하게 된 것을 꼽았다. 2018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스티브 므누신 미국 전 재무부 장관이 “달러 약세가 미국 경제에 좋다”라는 발언을 공식화한 뒤 미국의 보호주의가 본격화됐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미국의 제조업을 지키지 위해 보호주의를 본격화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누가 당선되든 보호주의로 흘러갈 수밖에없을 것”이라며 “세계화는 이제 미국 50개 주 어느 곳에서도 인기 있는 구호가 아니기 때문에 민주당도 어느 정도 보호무역주의를 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민주당의 경우 달러 정책을 경제 정책의 중심에 놓고 통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자는 블룸버그 통신의 선임 특파원으로 8년 간 미국 재무부를 취재해 왔다. 이 과정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보다 재무부의 위상이 커지는 것을 포착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한때 ‘중립적인 도구’였던 달러가 ‘외교적, 경제적 무기’로 변모하는 과정이었다. 1990년대 빌 클린턴 행정부 때만 해도 세계화가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고 달러의 중립성을 수호하는 것은 미국 내 민주주의를 사수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졌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이 같은 방침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의 안전을 가장 상위 가치로 놓고 달러를 경제 제재의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전 세계적인 달러 거래를 추적하는 게 가능해졌다. 자연스럽게 재무부 장관의 역할도 변모했다.

그는 강달러 시대를 이끈 밥 루빈 전 재무부 장관 만큼이나 큰 역할을 한 인물로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의 행크 폴슨 전 재무부 장관을 꼽았다. 모신은 “재무부장관은 대통령의 비전을 보고 가장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조력해야 하는 인물”이라며 “경제 전반의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백악관을 비롯한 투자자에게까지 신뢰를 주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저자는 비교적 평이한 단어들을 내놓으면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재무부를 취재하기 위해서 행간의 의미를 찾는 훈련에 집중한다. 그는 “말해진 것들을 예민하게 듣다 보면 새로운 단서를 행간에서 찾아낼 수 있다”며 “과거 재무부 관료들의 이야기를 폭넓게 들은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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