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이 치솟자 상대적으로 매매 부담이 적은 연립·다세대주택으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주춤한 사이 연립·다세대주택의 월간 매매 거래액은 약 2년 만에 1조 원을 넘어섰다.
25일 국토교통부의 연립·다세대주택 실거래가(이달 1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건수는 2500건, 매매 거래액은 1조 31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거래 건수는 13.7%, 거래액은 27.9%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거래액은 2022년 6월(1조 2077억 원) 이후 25개월 만에 처음으로 1조원 대를 기록했다.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월 거래액은 지난 2021년 당시 1조 원대였지만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으로 투자금이 아파트 시장으로 몰리면서 2022년 7월에는 7632억 원으로 급감한 바 있다.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며 지난해 1월에는 3459억 원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높은 아파트 매매 가격으로 인한 피로감이 커지면서 올해 들어서는 줄곧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월 6001억 원이었던 연립·다세대주택의 월 거래액은 3월에 7710억 원을 찍은 후 △4월(7711억 원) △5월(7962억 원) △6월(8060억 원) 줄곧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7월 서울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 중 연립·다세대주택을 통칭하는 빌라의 실거래가 지수도 전월보다 2.68% 오르면서 아파트 상승률(2.23%)을 웃돌았다. 이는 2020년 6월(2.74%)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역별로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은평구(196건)인 가운데 강서구(189건)와 중랑구(169건), 광진구(165건), 양천구(157건) 등이 뒤를 이었다. 거래액 기준으로는 성동구(1012억 원)가 가장 크다. 또 광진구(765억 원)와 서초구(680억 원), 동작구(635억 원), 은평구(624억 원) 등의 순이었다.
전용 면적당 가격도 상승해 3.3㎡당 3024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2794만 원) 대비 8.2% 오른 값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의 아파트값이 과열을 걱정할 수준까지 이르면서 연립·다세대주택으로도 수요가 옮겨갔다”며 “통상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뒤따라 나머지 주택시장의 가격도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립·다세대주택의 가격이 싸 보이는 것”이라며 “다만 서울에 국한된 현상일 뿐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 않은 지역에선 연립·다세대주택 거래가 부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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