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가 쳐서 취소하겠다니 4분의 3을 위약금으로 내라고 했습니다”
A씨는 올 4월 골프장 인근에 낙뢰가 떨어지자 경기 취소를 요청했다. 그러나 강수량이 아닌 번개로 인한 취소는 예약자 잘못으로 인정돼 비용의 75%를 위약금으로 냈다. A씨는 “골프채를 들고 있다 번개가 치면 위험한데 아무런 안전 조치나 안내도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6일 발표한 골프장 민원 분석 결과를 보면 끼워넣기 강매나 과도한 위약금, 골프장 예약에 매크로 사용 등 다양한 불만이 쏟아졌다. 최근 3년간 884건의 민원이 접수됐고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민원유형별로는 예약·해지 관련(46.5%, 411건)이 가장 많고, 대중골프장의 이용 질서 미준수 등 이용 불공정(41.9%, 370건), 음식물 관련 민원(3.5%, 31건) 등으로 나타났다.
예약·해지 주요 민원은 예약 시 숙박이나 레스토랑 이용 등을 끼워넣거나 매크로를 활용한 예약 선점, 불합리한 예약 취소·환불 규정 등이었다. 어떤 골프장은 전화 취소를 받지 않거나 표준약관보다 위약금을 높게 책정했다. 군 골프장의 경우 고위 간부 중심으로 예약을 우선 배정해 국가유공자나 보훈 가족이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값비싼 음식이 수준 미달이라는 민원도 많았다. 한 이용자는 “시중의 몇 배를 받는 음식값부터 용납하기 어려운 판에 초콜릿이나 떡 종류의 간식 먹는 것까지 금지 당했다”고 호소했다. 골프장 법인카드 사용으로 특정 계층만 세금을 포탈하고 사치를 누린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권익위는 이번 민원 분석 결과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방부,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세청, 한국소비자원 등 관계기관에 전달해 골프장 이용 전반에 걸친 소비자 권익 향상을 위한 업무 추진에 참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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