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학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를 발견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이 치즈는 약 3500년 전 중국 서부 타림 분지의 미라와 함께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학술지 '셀(Cell)'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북경대학 제3병원, 신장문물고고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샤오허 묘지에서 발견된 청동기 시대 유제품 샘플에서 염소와 발효 미생물의 DNA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샤오허 인구가 초원 문화로부터 동물 사육을 적극적으로 도입했으며, 관련 발효 유제품인 케피어 치즈가 샤오허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 이후 동아시아 내륙으로 더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케피어는 우유와 케피어 균으로 만든 발효 음료로 요구르트보다 묽은 농도를 가진다. 이를 걸러내면 부드러운 치즈가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샘플에서 반추동물 우유, 유산균, 효모 단백질이 발견됐다는 점을 근거로 이 유제품을 케피어 치즈로 식별했다.
타림 분지는 약 3300~3600년 전 청동기 시대 미라가 발견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미라들의 뚜렷한 서양적 외모와 의복, 소와 밀, 케피어 치즈를 포함한 농경 방식은 수십 년간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왔다.
연구팀은 이 치즈가 소와 염소의 우유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반추동물 우유를 사용한 케피어 생산의 역사적 기록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또 치즈 제조 과정에서 유당 함량이 크게 줄어 유전적으로 유당 불내증이 있던 샤오허 사람들이 유제품을 소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 책임자인 푸 차오메이 중국과학원 분자고생물학 연구실 소장은 이번 발견이 케피어 문화가 청동기 시대부터 신장 지역에 존재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는 발효유가 러시아 북카프카스 지역에서만 기원했다는 기존 믿음에 도전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케피어는 기존 케피어 균을 사용해 우유를 접종해야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발효 미생물은 케피어 생산 역사를 추적하는 이상적인 대리물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푸 소장은 "이는 전례 없는 연구로, 박테리아가 지난 3000년 동안 어떻게 진화했는지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며 "유제품을 조사함으로써 우리는 고대 인류의 삶과 그들의 세계와의 상호작용에 대해 더 명확한 그림을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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