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에서 우리나라 의사 수가 회원국 최하위인 것과 관련 정부가 여론 호도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러 지표에서 나온 의료서비스의 높은 수준이 의사 수가 부족하면 나올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의협은 27일 입장문을 내 “대한민국은 OECD 통계에서 알 수 있듯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와 접근성을 자랑하고 있어 압도적으로 우수한 의료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우리나라 의사 수 부족이 국제통계로 확인됐으며 의대 정원 증원이 필수임을 보여준다고 발언한데 대해 “잘못된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OECD 보건의료통계(Health Statistics) 소책자를 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임상 의사 수는 2.6명이다. 38개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와 함께 공동 꼴찌인 것은 물론 OECD 평균인 3.8명에 적잖이 못 미친다.
의협이 내세운 근거는 영아사망률, 회피가능사망률, 기대수명 등이다. 출생아 1000명당 영아 사망률은 2.4명으로 OECD 평균(4.1명)보다 낮다. 의료서비스나 보건정책 등을 통해 예방하거나 피할 수 있는 사망을 말하는 회피가능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42.3명으로 스위스, 일본 등에 이은 4위이며 OECD 평균(256.3명)보다 적다. 국민 기대수명은 2021년 기준 83.6년으로 OECD 평균인 80.3년을 웃돈다.
의협은 “이처럼 우수한 우리나라 의료현황을 대통령실과 복지부는 애써 외면하고 의사 수 부족만 얘기한다”며 “의사 수가 부족하면 이런 성과가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더 이상 왜곡된 주장으로 국민을 호도하지 말고, 우리의 우수한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현재의 잘못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잘못 꿴 첫 단추인 2025년 의대 증원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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