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길거리에서 친구를 배웅한 뒤 혼자 귀가하던 1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28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정희영 부장판사)은 이날 경찰이 살인 혐의로 A 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 발부 사유는 ‘주거 부정 및 도주 우려’다.
A 씨는 지난 26일 오전 0시 43분께 순천시 조례동 한 주차장에서 B(17) 양을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B 양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최근 검정고시를 합격한 B 양은 친구를 데려다주고 귀가 중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추적 끝에 2시간 뒤인 오전 3시께 인근에서 행인과 시비가 붙은 그를 발견하고 긴급체포했다. A 씨는 당시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를 범행 장소 1㎞ 떨어진 곳에서 발견했다.
경찰은 A 씨와 B 양이 서로 일면식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묻지마 살인' 가능성 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는지 계획성을 가지고 범행을 했는지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이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께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A 씨의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다.
취재진 앞에선 A 씨는 "죄송하다"며 "(사건 당시)소주 네 병 정도 마셔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거는 다 나왔기 때문에 (범행을)부인하지 않겠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그는 취재진이 피해자와 아는 사이냐는 질문엔 "아니요"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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